“연차까지 내고 왔는데”…울산 월드텁 첫 거리응원 ‘탄식’
문수체육공원 호반광장 400여명 운집 한국, 남아공에 발목…자력 32강 무산 시민들 무기력한 패배에 아쉬움 삼겨
2026-06-25 윤병집 기자
후반전 추가 시간 6분이 허무하게 지나가자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관중들의 입에선 일제히 탄식이 흘러나왔다. 문수체육공원 호반광장에 모인 400여명의 관중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25일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대1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1승2패를 기록, 멕시코(3승), 남아공(1승1무1패)에 이어 A조 3위로 밀려났다.
이날 경기는 울산에서는 처음 전광판 생중계와 거리응원이 이뤄져 더 아쉬운 결과였다.
울산시체육회는 앞선 체코전와 멕시코전에 하지 않았던 전광판 생중계를 문수체육공원 호반광장에서 진행하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시민들의 힘을 보태려 했다.
열띤 분위기로 시작됐던 경기는 갈수록 남아공으로 기울어져 갔다.
전반 2분 김민재의 헤더, 7분 이강인의 왼발 슈팅으로 남아공 문전을 위협했으나 그게 끝이었다. 전반 19분 상대의 역습 기회에 이기혁이 태클로 끊어냈고, 30분엔 상대의 연이은 슈팅을 김승규가 2번이나 막아내는 등 시종일관 남아공이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었다. 전반에만 남아공에 유효슈팅 3개 포함 10개 슈팅을 허용했다.
대표팀은 후반 손흥민, 옌스 카스트로프, 김진규를 교체 투입하며 공격에 힘을 기울였으나, 정작 선취점은 남아공의 몫이었다. 남아공의 체팡 모레미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마세코가 박스 오른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갈랐다.
대표팀은 후반 15분 설영우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오현규가 박스 중앙에서 헤더로 연결한 게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가면서 무위에 그친 뒤, 더 이상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응원단의 독려에도 시간이 흐를수록 광장은 점차 침묵으로 물들어져 갔다. 경기가 후반 40분을 넘어가자, 패배를 직감한 시민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들고 광장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남아공이 수비진을 보강하며 빗장 수비에 나선 뒤, 한국의 공격이 지지부진하자 주위에선 “우리가 지고 있는데 왜 선수들이 다 뒤에 있나”, “슛이라도 좀 때려라” 등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추가 시간 6분 동안에도 끝내 상대 골문을 흔들지 못한 채 종료 휘슬이 울리자, 간간히 이어지던 응원의 목소리마저 잠식됐다.
대학생 강도희(20) 씨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못 했다. 개개인의 능력은 남아공보다 뛰어난 것 같은데, 조직력과 체력에서 승부가 갈린 것 같다”며 “손흥민, 옌스 후반 투입이 문제라기 보단, 전체적인 전술에 아쉬움이 많았다. 가져와야 할 경기를 놓친 게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아이와 문화센터 대신 거리응원에 온 박수정(31) 씨는 “2대1로 이길 거라 생각하고 왔는데, 너무 아쉬운 결과”라며 “아직 끝난 건 아니니 다음에도 거리응원이 있으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1승 2패(승점 3)로 조 3위에 오르며 자력으로 32강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다른 조 경기 결과에 따라 진출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