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 성폭력’ 전 울산 사립고 교사, 첫 재판서 국민참여재판 희망

“시민단체 개입 과도하게 악마화” 주장 피해자 측 “PTSD·2차 피해 우려” 반대 재판부, 의견서 검토 후 배제 여부 결정

2026-06-28     신섬미 기자
울산여성연대는 지난 2월 울산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의 한 사립고등학교 기간제 교사 성폭력 사건에 대해 가해자를 엄벌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울산여성연대 제공
정규직을 미끼로 기간제 교사에 성폭력을 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전 사립고등학교 교사가 첫 재판에서 국민참여재판 희망 의사를 밝혔다.

울산지방법원 제11형사부(박동규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준유사강간치상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의 첫 공판을 심리했다.

이날 재판부가 A씨에게 국민참여재판 여부를 묻자 “네”라고 짧게 답했다.

국민참여재판이란 국민이 배심원 또는 예비배심원으로 참여하는 형사재판이다.

A씨의 의사에 따라 재판부는 검찰과 피해자 변호인 측에 의견을 구했으나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피해자 B씨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만큼, 배심원단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될 경우 사생활 노출이나 2차 가해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는 취지다.

A씨 변호인 측은 피해자 신원 노출 우려 때문에 비공개 심리에는 동의하나 현재 시민단체 등이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피고인을 지나치게 악마화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때 시민연대 등 수십명이 앉아있던 방청석에서는 탄식이 새어 나오며 일순간 술렁였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성범죄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 자체만을 근거로 배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위법하거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과 피해자 변호인 측에 국민참여재판일 경우 B씨에게 미칠 영향과 실질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소명해 달라고 덧붙였다.

제출한 의견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국민참여재판 배제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울산 한 사립고등학교 간부급 교사였던 A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기간제 교사에게 정규 교사 채용이나 재계약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처럼 암시하며 술자리 등 사적인 만남을 요구하고 성폭력과 성희롱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법인은 지난 3월 징계위원회를 열고 A씨를 파면했다.

현재 이 사건 외에도 또 다른 피해자가 A씨를 추가로 고소해 검찰에 송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