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문화관광정책 ‘생태계 중심’ 전환 속도감 필요

2026-06-28     강정원 논설실장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이 최근 지역 문화예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지원 중심’에서 ‘생태계 중심’으로 문화예술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양적 성장이나 관 주도의 대규모 행사에 치중해 온 울산 문화행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민과 예술인이 공존하는 건강한 문화토양을 만들겠다는 선언으로 적극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번 구상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울산문화관광재단의 분리 검토와 콘텐츠 진흥 기능 부여 가능성이다. 문화와 관광은 긴밀히 연계되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그 성격과 지향점이 다르다. 지난 2023년 통합 출범 이후 효율성 측면에서 결합을 시도했으나, 오히려 각 분야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를 과감히 분리해 내고, 문화재단에 콘텐츠 진흥 기능을 접목하겠다는 발상은 매우 영리한 접근이다. 현재 전국 18개 시도가 모두 콘텐츠 진흥 기구를 갖추고 있는데도 울산에는 없는 상태다.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의 자생력을 높이는 구상은 이 같은 약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울산에서 번 돈을 밖에서 쓰는 구조가 강하다"는 당선인의 냉철한 현실진단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간 울산은 시립미술관 등 문화예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했다. 실제 시립미술관의 경우 ‘사람이 없고 지역 작가들의 전시공간마저 부족하다’는 뼈아픈 현실에 직면해 있다. 진정한 문화도시의 척도는 시민들이 일상 공간에서 숨 쉬듯 문화예술을 체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면에서 공급자와 수요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청년 문화예술 플랫폼’을 내년에 즉각 실행하겠다는 약속은 청년 예술인들의 유출을 막고 지역 문화의 활력을 불어넣을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기대된다.

 문화예술은 단순히 시혜적으로 예산을 나눠주는 복지나 일방적인 지원 사업이 아니다. 예술인이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고, 시민이 이를 일상에서 소비하며, 다시 새로운 문화적 가치가 창출되는 유기적인 ‘생태계’가 조성될 때 비로소 도시의 문화예술 품격이 높아진다. 김상욱 당선인의 ‘문화예술 생태계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 수립과 함께 속도감 있는 추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