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상에서 한글 교육’, 외솔 고향 울산서 꼭 실현되길
제11대 울산시교육감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현장 국어교사 중심의 ‘우리말 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외솔 최현배 선생의 고향이자 한글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울산의 교육 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번에 출범한 ‘우리말 위원회’는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울산형 공교육 모델 ‘외솔교육’을 구체화하는 첫 단추다. 이들의 역할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정책과 공약에 숨어 있는 무분별한 외래어와 외국어 표현을 쉽고 바른 우리말로 다듬고, 향후 교육청 백서 발간에 이르기까지 우리말 사용 원칙을 철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나아가 울산교육청이 앞으로 생산할 정책·사업명, 각종 홍보 및 교육 자료에 적용할 ‘우리말 우선 사용 기준’까지 마련한다는 점은 한글 교육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말 교육은 단순히 교과서 속 문법을 암기하는 것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조용식 교육감 당선인이 약속한 ‘일상에서 숨 쉬는 한글도시 울산 자부심 교육’이 실현되려면, 학생들이 매일 마주하는 교육 정책과 학교 안팎의 언어 환경부터 쉽고 바른 우리말로 가득 차야 한다. 얼마 전에 학생들이 제안한 손맛고리(그립톡), 발길줍기(줍깅), 시작불씨(트리거) 등의 한글 순화 용어를 교육청이 앞장서서 쓰는 등의 실천을 보여줄 때, 아이들 역시 일상에서 우리말과 한글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체감하고 바른 언어 습관을 길러갈 수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그동안 ‘시나브로 말·글·얼’ 교육, 공모전, 공공언어 순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국어책임교육 우수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새롭게 출발하는 울산 교육 체제는 이러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기존의 우수한 한글 시책들을 한 단계 더 진화시켜야 할 것이다. 행정 용어 순화뿐만 아니라 교육공동체 전체가 쉽게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낮은 문턱의 한글 행정’을 구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일생을 바친 외솔 선생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 아이들의 일상 속 언어문화로 계승돼야 마땅하다. 조용식 교육감 시대의 문을 여는 지금, ‘일상에서 한글 교육’이라는 약속이 말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교육 현장 구석구석에 깊이 뿌리내려 명실상부한 ‘한글 도시 울산’의 자부심으로 꽃피우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