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조건부 만 13세’ 하향 추진…울산도 청소년 범죄 대응 논의
정부, 강력범죄 대상 하향 방안 가닥 울산 청소년 범죄 여전히 높은 수준 처벌강화 vs 예방·교정 확대 이견차
2026-06-29 정수진 기자
29일 정부 등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는 최근 촉법소년 연령을 ‘조건부 만 13세’로 낮추는 내용의 권고안을 확정했다.
당초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만 14세로 유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지만, 최근 잇따른 강력 청소년 범죄와 국민 여론 등을 반영해 살인·강도·성범죄 등 중대한 범죄에 한해 연령을 만 13세로 낮추는 절충안이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기준은 법무부가 마련할 방침이다.
국민 여론도 연령 하향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 3월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1%가 연령 하향에 찬성했다.
실제 촉법소년 범죄는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에 검거된 촉법소년은 2021년 1만1,677명에서 2025년 2만1,095명으로 80.7% 늘었다. 특히 절도는 5,733명에서 1만110명으로 76.3%, 폭력은 2,750명에서 5,520명으로 100.7% 증가했다.
울산에서도 청소년 범죄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경찰의 소년부 송치 인원은 2019년 155명에서 2023년 461명까지 증가한 뒤 지난해 395명, 올해 340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죄종별로는 절도가 166명으로 가장 많았고 폭력 77명, 강간·추행 25명, 지능범죄(사기·횡령) 19명 순으로 집계됐다.
울산가정법원의 소년보호처분도 2023년 1,047건, 2024년 1,085건, 2025년 917건으로 최근 3년간 1,000건 안팎을 유지했다.
다만 연령 하향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앞서 전국 법학자 205명은 공동 성명을 통해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형사책임연령 하향이 소년범죄를 실질적으로 억제했다는 경험적 근거가 부족하고 아동 권리 보호라는 국제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신 보호처분의 실효성 강화와 교정·교육 인프라 확충, 피해자 권리 보장 등 예방·회복 중심의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어떤 범죄를 ‘중대한 범죄’로 볼 것인지도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기준이 지나치게 넓으면 사실상 전면적인 연령 하향과 다를 바 없고, 반대로 지나치게 좁으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미란 울산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단순히 연령을 낮추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소년범죄는 절도와 폭력 비중이 높은데 살인이나 성범죄에만 조건부 하향을 적용한다면 전체 범죄 감소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벌 강화에 앞서 비행 청소년에 대한 교육과 상담, 사후 관리 체계부터 제대로 갖춰야 한다”며 “사회적 비용이 들더라도 예방 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