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원구성 극적 타협…실리·명분 다 잡았다
국힘, 5개 핵심 상임위장 확보…주도권 유지 최대 쟁점 제2부의장·윤리특위 민주에 양보 여야, 대표의원 제도화 합의 협치 기반 마련 7월 1일 후보 등록 직전 물밑 협상 타결 맺어
2026-06-30 강은정 기자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여야는 7월 1일 원구성 후보 등록 시한을 하루 앞두고 마라톤 물밑 협상을 벌인 끝에 이 같은 내용의 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안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의 골자는 양당 모두 실리를 챙겼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의장직과 함께 의회운영, 행정자치, 문화복지환경, 산업건설, 교육 등 5개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위원장 자리에는 시정 장악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의정 운영을 이끌기 위해 당내 재선의원들이 전면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정 운영의 실질적 전권을 국민의힘이 쥐게 된 셈이다.
정가에 따르면 의회운영위원장은 공진혁, 행정자치위원장은 이장걸, 문화복지환경위원장은 권태호, 산업건설위원장은 백현조, 교육위원장은 강혜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는 박용걸 의원으로 내정됐다고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상임위원장을 맡는 대신 더불어민주당에 제2부의장 자리를 내어주고, 동료 의원들의 비위와 징계를 다루는 상설기구인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 카드를 양보하며 명분을 세워줬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제2부의장에 손근호,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에 허희정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에서는 국힘의 독주를 견제할 최소한의 교두보는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써 상임위원장 싹쓸이 논란과 교섭단체 패싱 기류가 흐르던 울산시의회는 파행을 피하고 원만한 개원을 맞이하게 됐다.
벼랑 끝에 내몰린 여야를 돌려세운 것은 정치적 파국에 대한 민심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9대 전반기 시작부터 야당의 등원거부와 기초의회 연계 투쟁이라는 거센 후폭풍에 말릴 경우 시정 초기 동력 자체가 상실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도 의석수 15대 6이라는 열세 속에서 명분없는 장외 투쟁을 고집하다가는 자칫 발목잡기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여야 모두 실리를 챙기는 선에서 퇴로를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또 대표의원(원내대표) 선출과 활동에 대한 제도적 근거 마련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동안 지방의회에서 대표의원은 공식 법적 지위가 모호했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도 국민의힘이 대표의원 선출을 원 구성 이후로 미루겠다며 패싱 전략을 쓰자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여야는 이번 합의로 양당 모두 개원과 동시에 대표의원을 공식 선출하고, 이들의 의정 활동을 뒷받침하고 교섭단체로서의 권한을 명문화하기 위한 조례 개정을 우선 과제로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방의회 내부의 정치적 협상 창구를 제도화하겠다는 취지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파국으로 치닫던 울산 정가는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라며 “기싸움으로 얼룩졌던 개원 전야가 타협으로 선회한 것은 지방의회가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보인다. 6일 본회의에서 이번 합의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