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미술관, 10월 5일까지 몰입형 체험전
실내·외 LED 조각·미디어 스크린 등 설치 작품
“예술은 끊임없는 기술과의 조우”…철학 공개
2026-07-02 고은정 기자
줄리아 오피 작가. 울산시립미술관 제공
다리를 건너, 궁전 안으로 들어가니 마치 살아 있는 그림 속을 직접 걸어 다니는 듯한 몰입감과 공간적 착시를 경험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의 작품 세계가 울산시립미술관에 펼쳐졌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이달 2일부터 10월 5일까지 가상현실(VR)과 대형 미디어 설치 작품을 통해 줄리안 오피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 내부 XR Lab과 야외 잔디광장, 옥외 미디어 스크린을 넘나들며 실내외 경계를 확장한다.
영국 출신의 줄리안 오피는 회화, 조각, LED, 애니메이션, 디지털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현대 도시인의 모습과 일상 풍경을 단순화된 선과 평면적 색채로 표현해 온 작가다.
VR 설치 작품 ‘오피.가상현실/베네치아(OP.VR/Venice)’. 관람객은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베네치아의 골목과 안뜰, 다리와 궁전을 걷듯 작품을 감상한다. 울산시립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VR 설치 작품 ‘오피.가상현실/베네치아(OP.VR/Venice)’가 선보인다. 관람객은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베네치아의 골목과 안뜰, 다리와 궁전을 걷듯 작품을 감상한다.
야외 잔디광장 전시 초상 연작 ‘100명의 사람들(100 People)’과 ‘다른 사람들(Other People)’ 모습.
야외 잔디광장에는 높이 4m 규모의 LED 조각이 설치되고, 30m 규모의 옥외 미디어 스크린에는 초상 연작 ‘100명의 사람들(100 People)’과 ‘다른 사람들(Other People)’이 움직이는 화면으로 펼쳐졌다.
2일 개막식에서 만난 줄리안 오피는 “예술은 끊임없는 기술과의 조우라고 생각한다”라며 “로마시대 모자이크, 오늘날의 LED와 가상현실까지 예술은 늘 새로운 기술과 만나왔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작업을 대표하는 간결한 선에 대해서는 “시각적 언어를 단순하게 제한할 때 오히려 더 큰 연결감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교한 사진은 많은 정보를 담지만, 단순한 실루엣이나 그림자 같은 형태는 오히려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라며 “단순한 드로잉은 감정을 자아내고 존재감을 강화하는 힘이 있다”라고 말했다.
줄리아 오피 자화상. 본인 제공
울산에 대한 인상도 전했다. 오피는 “한국에서는 고층 아파트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지만, 저는 오히려 고층 아파트가 마음에 든다”라며 “마치 공상과학 영화 속 도시처럼, 압축되고 높은 조각 같은 형상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울산은 표지판과 문자와 이미지, 색과 빛이 가득한 도시로 느껴졌다”라며 “이런 도시의 정보와 이미지를 즐거운 전시 경험으로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