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공론화 조례안 발의…트램 등 갈등 정책 시민 숙의 추진

9대 울산시의회 1호 조례안 제출 공론화 의제 선정 ‘시장’ 몫 한정 시민 참여·대표성 확보 기준 부재 다양한 의견 수렴 한계 실효성 논란 갈등 해법 기대 속 제도적 보완 지적

2026-07-02     강은정 기자
울산시 주요 정책을 시민 숙의를 통해 결정하는 공론화 조례안이 발의됐지만 시민 대표성과 의제 선정 방식 등을 둘러싼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사진은 울산시의회 전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주민 갈등이 반복되는 대형 정책을 시민 숙의를 통해 결정하자는 취지의 ‘울산광역시 공론화 추진에 관한 조례안’이 울산시의회에 제출됐다. 트램사업과 간선급행버스체계 등 사회적 논란이 큰 정책을 공론화 절차를 거쳐 결정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이유다.

반면 공론화의 핵심인 시민 참여 기준과 대표성 확보 방안이 조례에 담기지 않은데다 공론화 의제 선정 권한이 시장에게 집중돼 있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6명과 진보당 소속 시의원 1명 등 범민주진영 시의원 7명은 지난 1일 ‘울산광역시 공론화 추진에 관한 조례안’을 제9대 시의회 1호 조례안으로 울산시의회에 제출했다.

공론화 추진 조례안은 울산시의 주요 현안이나 정책으로 사회적 갈등이 예상되거나 발생할 경우 시민과 이해관계인,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운영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론화위원회와 공론화추진단을 설치해 공론장을 운영하고, 도출된 정책 권고를 시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조성철 의원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거나 시민 찬반이 첨예하게 갈리는 정책은 한번 더 시민 의견을 듣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시장이 전적으로 결정할 수 있지만 그 권한을 축소하고 시민에게 결정권을 돌려주자는 것이 이번 조례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도 공청회와 심의 절차는 있었지만 공론화를 조례로 명문화해 보다 체계적인 숙의 절차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시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도시 울산을 만들기 위한 제도”라고 말했다.

공론화 결과를 시장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존중하도록 한 점도 기존 공청회보다 한단계 발전한 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조례안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보완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우선 공론화의 출발점이 시장에게 집중돼있다는 점이다.

조례안 제10조는 공론화를 위원회에 제안할 수 있는 주체를 ‘시장’으로 한정했다. 시민이나 시민단체, 이해관계인, 시의회는 특정 현안을 공론화 대상으로 직접 제안하거나 요구할 수 있는 절차가 없다.

결국 어떤 사안을 공론화할 것인지 여부는 ‘시장’ 판단에 달려있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행정에 부담이 큰 정책이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공론화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반면 발의 의원 측은 최종 정책 결정 권한은 시장에게 있지만 시민 의견을 공식적으로 반영하는 절차를 제도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시민 대표성 확보 방안도 논란 여지가 있다.

조례안은 공론화의 기본 원칙으로 대표성과 숙의성, 공정성, 투명성을 제시했지만 정작 시민을 어떤 방식으로 선발할지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았다. 조례에는 추진단이 공론장 참여자를 구성하도록만 규정돼있을 뿐 무작위 추첨여부나 성별 연령 지역별 안배 등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은 담기지 않았다.

또한 울산시 조례안은 시민 참여 기준을 시행규칙이나 운영 세칙에 맡겨 실제 운영 과정에서 편향된 시민들이 모여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실제 운영과정에서 대표성과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제도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공론화위원회와 공론화추진단 구성 방식도 논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위원회는 교수와 연구기관 연구원, 시민단체 임원, 시의회 추천 인사 등 10명 이내로 구성되며 위원은 모두 시장이 위촉한다. 추진단 역시 위원회 위원과 전문가 등 10명 내외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공론화 실시여부를 심의, 의결하고 추진단은 공론장 운영 방식과 시민 참여자 구성, 정책 권고안 마련 등을 맡는다. 때문에 공론화를 운영하는 과정에 전문가 중심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론화 제도 도입은 의미있지만 운영 방식을 제대로 해야 실효성을 얻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한편 접수된 조례안은 의장이 검토를 거쳐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자치위원회에 회부돼 심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