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오토바이 불법 주·정차 과태료…울산 배달업계 “주차공간부터”

‘위반시 최대 9만원’ 개정안 입법예고 시민들 “보행권 확보 위해 환영” 반면 이륜차 6만7천대…주차 공간 ‘태부족’ 배달업 종사자 반발…동구, 선제 대응

2026-07-02     정수진 기자
이르면 내년부터 오토바이 불법 주·정차에도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배달업계는 단속 강화에 앞서 이륜차 주차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인도를 점령한 오토바이들. 울산매일 포토뱅크
오토바이 불법 주·정차도 이르면 내년부터 승용차처럼 과태료를 물게 된다. 그동안 운전자가 현장에 있어야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어 사실상 단속이 어려웠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배달업 종사자들은 단속 강화에 앞서 부족한 이륜차 주차 인프라부터 확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이륜자동차 불법 주·정차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이달 말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공포되며, 공포 후 6개월이 지나면 시행된다. 일정대로라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일반지역은 3만원, 소방시설 주변과 노인·장애인보호구역은 6만원, 어린이보호구역은 9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 주차 위반을 계속하면 기준 금액에 1만원이 추가된다.

현행 제도는 경찰이 운전자가 있는 현장을 직접 적발해야만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어 사실상 단속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울산지역 이륜차 불법 주·정차 범칙금 부과 건수는 2024년 3건, 2025년 2건, 올해는 6월 말 기준 1건에 그쳤다.

이 때문에 경찰의 현장 단속만으로는 불법 주·정차를 근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민들은 그동안 단속이 미흡했던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인도를 주행하거나 보도 곳곳에 오토바이가 주차돼 유모차나 휠체어가 지나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배달업 종사자들의 현실은 이해하지만 최소한의 질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배달업 종사자들은 단속 강화에 앞서 이륜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 공간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현재 공공기관과 지자체 공영주차장에서도 이륜차를 위한 전용 주차공간은 거의 마련돼 있지 않아, 불법 주·정차를 줄이기 위한 여건부터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배달기사는 “주차를 하고 싶어도 이륜차를 세울 공간이 거의 없다”라며 “단속만 강화하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만 더 힘들어진다”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노총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의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이 배달기사의 업무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이륜차 전용 주차공간 확보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울산에는 현재 약 6만7,000대의 이륜자동차가 등록돼 있으며, 이 가운데 약 40%가 동구에 집중돼 있다.

이에 동구는 올해 2월 이륜차 주차난 해소를 위해 ‘이륜자동차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조례는 주차 수급 실태조사를 거쳐 이륜자동차 주차관리대상구역을 지정하고, 노상·노외 공영주차장의 일정 비율을 이륜차 주차공간으로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