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AI 데이터센터, 제조 AX 연결이 성패 가른다
[김상욱 시장 첫 월간업무계획 보고회] “AI 경쟁 속도 중요” 미니 AX 실증단지 제안 센터 유치보다 빅테크 클라이언트 확보 강조 차·조선·석유화학 현장 AI 실증 무대로 전환 산업계·연구기관·AI기업 협력체계 구축 박차
울산이 인공지능 산업의 핵심 기반인 AI 데이터센터 유치에서 일정 성과를 거뒀지만, 추가 센터 확보로 이어지고 이를 지역 주력 제조업의 AX(AI 전환)로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진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를 실제로 활용할 빅테크 기업을 끌어들이고,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울산 주력산업 현장에서 AI 전환 실증이 이뤄져야 비로소 산업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상욱 울산시장도 지난 3일 열린 취임 후 첫 월간업무계획 보고회에서 “AI 경쟁에서 속도가 중요하다”라면서 이 같은 점을 짚었다. 김 시장은 “AI 데이터센터는 이제 결국 빅테크 기업 등 클라이언트 확보 경쟁”이라며 시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실제 서버를 채우고 운영할 클라이언트 기업이 확보되지 않으면 데이터센터 확대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에 따라 부지와 전력 인프라 등 클라이언트들이 울산을 눈여겨볼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와 제조업을 연결하기 위한 첫 단추로 산업 AX 실증 기반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시장은 별도의 대규모 단지를 새로 만들기보다 기존 산업단지나 개발지구 일부를 활용해 바로 기능할 수 있는 소규모 실증공간을 먼저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대규모 실증단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소규모지만 바로 기능할 수 있는 단지가 필요하다”라며 복합융합단지 일부를 AX 실증연구단지화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선바위지구 등 다른 개발지구에도 ‘단지 내 단지’ 방식으로 실증 연구공간을 배치하는 구상도 제시했다.
실증단지가 필요한 이유는 울산 제조업의 특성 때문이다. 울산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에너지 등 대규모 생산공정을 갖춘 국내 최대 제조도시다. 이들 산업 현장에는 공정 데이터와 설비 운전 경험, 품질관리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여기에 AI 모델 개발 기업과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결합하면 제조업 특화 AI 실증도시로 확장할 여지가 있다.
거버넌스 구축도 과제로 떠올랐다. 울산시는 오는 9일 하정우 전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의 울산 방문을 계기로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SK에너지, LG AI연구원, 네이버클라우드 등과 산업AX 업무협약을 체결,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김 시장은 “시가 다 한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되고, 선도기업과 산업 AX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다만 일부 대기업들은 시와 함께하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게 아니라 더 촉진되고, 비용을 아끼고, 더 빨리 결과를 볼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울산의 과제는 세가지 부분으로 압축된다. AI 데이터센터를 실제로 채울 클라이언트사 확보, 제조 현장에서 바로 작동할 수 있는 AX 실증공간 마련, 대기업·연구기관·AI 기업을 묶는 협력 구조 구축이다.
울산이 이 조건을 갖춘다면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다소비 시설을 넘어 제조업 고도화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데이터센터 유치에만 그칠 경우 지역 산업 전환 효과는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시가 데이터센터 유치전에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규모의 경쟁을 넘어 데이터센터를 제조 AX 실증, 인력 양성, 기업 유치, 연구개발 생태계와 묶어내야 울산형 AI 산업 전략이 완성될 수 있다.
한편, 이날 월간업무계획 보고회에서 김 시장은 여름철 안전과 주거 불안, 대중교통, 상하수도, 산하기관 재정 문제까지 시민 생활과 맞닿은 현안을 폭넓게 점검하며 행정의 속도와 책임 있는 대응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