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공급망 쇼크…동남권 성장격차 5년간 최대 3배 벌어진다
[BNK경영연구원, 경제 영향 분석] 울산 제조업 생산 -7.3%…수출·고용 동반 악화 석유화학 직격…수출물량 64개월 만 ‘최악 폭락’ 경기 둔화 맞물려 취업자 증가폭 6000명대 그쳐 “대외 충격 취약 구조…과감한 체질 개선 시급”
2026-07-06 조혜정 기자
6일 BNK금융그룹 소속 BNK경영연구원이 발표한 <이란전쟁 여파와 동남권 경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권 경제는 올해 2분기 이후 이란 전쟁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들면서 산업생산-수출-고용 등 주요 실물경제 지표가 빠르게 악화됐다.
먼저, 올해 3월 3.2%이던 ‘동남권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석유화학·정제, 고무·플라스틱 등 석유 기반 산업의 부진 속에 4월 -0.6%, 5월 -2.1% 등 2분기 들어 부정적인 영향이 가시화됐다.
무엇보다 울산은 석유화학 산업이 지역내총생산(GRDP)의 45%를 차지하는데 중동발 원유 공급망 위기를 겪으며 제조업 생산이 무려 -7.3%를 찍으며 부산(+2.9%), 경남(+0.7%)이 증가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비교 범위를 전국(평균 제조업 생산률 -0.9%) 경제권역별로 확대하면 양호한 증가세를 보인 충청권(+8.7%), 대경권(+6.2%)과의 차이가 더욱 또렷해진다.
이는 △석유정제(-21.3%)·화학(-11.3%)·고무·플라스틱(-5.1%) 등 석유 기반 산업군과 △자동차(-9.4%)는 크게 하락한 탓에 △기계(+16.7%)·금속(+11.7%)·조선(+5.9%)·철강(+4.2%) 등의 증가세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탓이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화학합섬원료(-54.3%) △기초유분(-33.5%) △석유제품(-21.0%) △합성수지(-19.1%) 등 석유관련 제품의 감소율이 높았을 뿐 아니라 △선박(-47.3%) △자동차(-6.0%) △철강관및철강선(-5.5%) 등 동남권 10대 주력 수출품목 대부분이 감소했다.
동남권 고용시장은 3월에는 1년 전보다 취업자수가 4만6,000명 증가했지만, 4월엔 1만2,000명, 5월엔 6,000명 늘어나는 등 매달 쪼그라들었다. 지역별로는 경남(+1만7,000명), 울산(+6,000명)이 늘어난 반면, 부산은 1만7,000명 줄었다.
여기엔 제조업·건설업 부진 속에 재취업을 흡수하던 숙박·교육·음식점 등 생활서비스업 활력이 약화된 게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더욱이 경기둔화와 AI발전 등이 맞물리면서 구조조정, 명예퇴직 등 인력 효율화 흐름이 강화된 것도 취업자수 증가의 제약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동남권이 전국 타 도시보다 전쟁에 크게 휘청인 배경으로는 △정유·석유화학 산업 집적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 △해운·항만 산업 발달 △핵심 수출산업 집적 등 중동 충격에 특히 취약한 경제구조가 꼽혔다.
특히 이란 전쟁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에 이어 전국과 동남권 간 성장격차를 더욱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전국 경제가 연평균 2% 성장한다고 가정할 경우 동남권이 전국 평균 성장궤도에 복귀하려면 ‘5년 내 연평균 6.7%’, ‘10년 내에는 연평균 4.3%’의 성장률이 각각 필요하다는 추산이다.
보고서에는 이런 지역경제 둔화 압력이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담겼다. 전쟁 과정에서 훼손된 공급망이 회복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데다, 종전 합의 이후에도 협상 과정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 현상도 지역경제의 부담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백충기 BNK경영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남권 경제는 대외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전국보다 충격은 크게 받고 회복은 더딘 모습이 반복돼 왔다”라며 “위기에 강한 산업 기반과 회복력이 높은 경제구조를 만들기 위한 보다 과감하고 혁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