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위기’ 울산 삼일회관, 독립운동 유산 보존 논의 재점화
광복회 울산시지부, 9일 학술세미나 “울산 주민 스스로 세운 100년 유산” 허영란 울산대 교수, 역사성 재조명
2026-07-07 고은정 기자
광복회 울산광역시지부는 오는 9일 오후 2시 울산박물관 대강당에서 학술세미나 ‘잊혀진 이름, 남겨진 자리-울산독립운동의 산실 복원을 위하여’를 연다. 이번 세미나는 독립운동가 학암 이관술 선생과 삼일회관을 중심으로 울산 독립운동의 산실을 복원하고 기억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북정동 B-0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 포함돼 철거를 앞둔 삼일회관의 보존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일회관은 일제강점기 울산청년회관으로 출발해 항일운동과 청년운동, 사회·문화운동의 거점 역할을 해온 공간으로 평가된다.
광복회 울산지부가 미리 공개한 발표 자료에서 허 교수는 삼일회관을 “100여 년 전 울산 주민이 스스로 세운 건물”로 규정하며 “식민지 통치가 아니라 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은, 울산에서 매우 드문 유형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또 “철거냐 보존이냐의 이분법을 넘어 그 역사와 기억을 어떻게 살려 이어갈지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에 따르면 울산청년회관은 3·1운동의 영향 속에서 1920년 2월 창립된 울산청년회가 회원 회비와 지역 유지의 후원을 모아 1921년 북정동 58-6번지에 건립한 공간이다. 낙성식 당시에는 가장행렬과 제등행렬이 이어질 만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든 공공적 공간이었다.
삼일회관은 이후 울산기자단, 민우회, 신간회 울산지회, 울산청년동맹, 근우회 울산지회 등 여러 사회단체의 창립대회와 회합, 시민대회 장소로 활용됐다. 강연회와 공연이 열렸고, 해영학원, 울산유치원, 노동야학 등 교육의 공간으로도 쓰였다.
허 교수는 보존 방향으로 ‘적응적 재사용’을 제안한다. 건물을 그대로 박제하듯 남기는 방식이 아니라, 외형이나 일부를 보존하면서 현재 도시 맥락에 맞는 기능으로 전환하자는 취지다. 문화유산의 가치는 물리적 구조물뿐 아니라 그 안에서 이뤄진 행위와 관계, 지역 주민의 사회적 실천 속에서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임성욱 한국외대 박사가 학암 이관술 선생의 생애와 독립운동, 미군정의 조작 정판사 사건의 전말 등을 발표한다. 이어 배문석 울산노동역사관 사무국장, 원영미 울산대 박사, 김진영 본지 뉴스룸 국장, 김잠출 울산역사연구소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남진석 광복회 울산지부장은 “삼일회관은 시민들의 모금으로 건립된 울산 독립운동의 중심지였고, 시대마다 시민운동의 산실 역할을 해온 역사적인 곳이지만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며 “삼일회관은 우리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