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협치’ 시험대 오른 울산 민선 9기가 걱정되는 이유
‘제9대 울산광역시의회가 어제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돌입했다. ‘여소야대’라는 울산정치사의 전례 없는 정치 지형, 여기에다 진보 성향의 교육감까지 가세한 그야말로 ‘3인 3색’의 지방권력구조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개원식 축사와 개원사에서 각 수장들은 일제히 ‘시민’과 ‘협치’를 외쳤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본 그 속내의 결은 확연히 달랐다. 표면적으로는 거친 언사를 자제하며 힘을 뺀 모양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향후 시정운영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이 예견되어 걱정이 앞선다.
김상욱 울산시장이 구상하는 협치는 시정 성과를 위한 ‘동행과 협조’에 방점이 찍혀 있다. 김 시장은 축사에서 집행부와 현안을 바라보는 방향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시민 이익을 위한 방향성은 같다”며 시의회가 손을 맞잡아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시장은 이날 시내버스 문제 해결, 공공기관이전, 산업의 인공지능(AI) 전환 등 당장 협치가 필요한 지역 현안을 언급하면서도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트램사업’을 거론하지 않았다. 이번 회기에 진행될 ‘공론화 조례안’ 심의를 앞둔 상황에서 그동안 보여준 적극적인 행보에서 한발 물러서며 의회의 협조를 요청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개원사에 나선 이영해 의장의 ‘협치’는 철저한 ‘견제와 감시’를 전제로 했다. 이 의장은 이번 지형을 ‘여소야대 실험’으로 규정하면서 의회의 본령인 집행부를 “현미경처럼 자세히 들여다보겠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짐은 나누어지되 떠넘기기를 나누는 것으로 호도하지 말라”, “일방통행식 일방 독주는 배반행위”라는 직설적인 표현의 경고도 잊지 않았다.
여기에 조용식 교육감은 교권 보호와 기초학력 책임 등 교육계 내부의 ‘신뢰 회복을 위한 지원’을 협치로 바라보고 있다. 교육공동체의 붕괴를 막기 위해 의회가 제도적·정책적으로 뒷받침해달라는 요구다.
시의회 개원식에서 나온 울산 민선9기 수장들의 말처럼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당장 8일부터 시작되는 임시회에 잡혀있는 울산시의 조직개편안과 공론화 조례안 심의가 걱정이다. 의회가 ‘송곳 검증’을 명분으로 발목잡기에 나서거나, 시장이 ‘시민 이익’을 명분으로 밀어붙이기를 강행할 경우 시정은 순식간에 마비될 수밖에 없다.
협치가 실종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 된다. 울산시와 시교육청, 울산시의회가 ‘양보와 타협’을 기본으로, 시민복리 증진과 지역의 미래를 위해 진정성 있게 머리를 맞댈지 시민들이 매서운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