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인데 어때?” 안일한 양심…울산 장애인 주차구역 불법 정차 몸살

상반기 2750건 적발…불법 이용 여전 ‘잠시’ 인식 장애인 이동권 침해 이어져 최대 200만원 과태료…남구 최다 적발

2026-07-08     오정은 기자
울산의 한 아파트단지 내에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위반 주의를 알리는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비장애인이 이용하거나 장애인 주차표지를 부정 사용하는 사례가 울산에서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잠시 가족을 기다리거나 짐을 싣고 내리기 위해 짧은시간 정차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이 같은 행위 역시 장애인의 이동권을 침해하는 엄연한 위반이라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찾은 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한 운전자가 비상깜빡이를 켠 채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에 대기하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도 차량에는 장애인 주차표지가 보이지 않았다. 운전자는 “잠깐 일행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은 보행상 장애인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도록 비워둬야 하는 공간으로 잠시 정차하거나 대기하는 행위도 위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잠깐이면 괜찮겠지’, ‘금방 갈건데’라는 생각으로 장애인주차구역을 불법으로 이용하는 사례는 여전히 빈번하다.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위반 적발 건수는 모두 2,75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불법 주차 등 주차구역 위반이 2,714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장애인 주차표지 위반은 36건이었다. 올해 상반기 부과된 과태료는 모두 2억8,176만8,300원에 달했다.

구·군별로는 남구가 95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울주군 624건, 북구 659건, 중구 272건, 동구 244건 순이었다.

연도별로는 △2024년 7,228건(과태료 9억45만3,550원) △2025년 6,660건(7억9,485만4,440원) △2026년(6월 초까지) 2,750건(2억8,176만8,300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3,000건 가까이 적발되면서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가볍게 여기는 인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발급된 ‘장애인 주차가능’ 표지를 부착하고 보행상 장애인이 탑승한 차량만 이용할 수 있으며, 이를 위반하거 해당구역에 주차를 방해할 경우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일상에서는 ‘잠깐이면 괜찮다’는 인식으로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이용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공동주택이나 상가, 병원 등 생활공간에서 가족을 기다리거나 짐을 싣고 내리기 위해 잠시 차량을 세우는 경우가 적지 않아 장애인들이 정작 주차공간을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은 항상 비워져 있어야 하는 시설인 만큼 잠시 정차하거나 대기하는 경우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라며 “대부분 위반자들도 규정을 알고 있지만 ‘잠깐이면 괜찮다’는 생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과태료가 부과된 이후에는 위반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무엇보다 장애인 이동권을 배려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