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남구의회 ‘밥그릇 싸움’, 시민 명령 벌써 잊었나

2026-07-08     강정원 논설실장

 제9대 울산 남구의회가 출범하자마자 파행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전반기 의장단 선출을 위한 임시회는 사흘 내내 헛바퀴만 돌았고, 급기야 야당 의원들의 무기한 출석 거부와 의장직무대행의 사퇴로 이어지며 의회 기능은 마비됐다. 구의회가 시작부터 ‘자리싸움’으로 얼룩진 모습을 바라보는 남구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못해 분노에 가깝다.

 이번 파행의 표면적인 원인은 전·후반기 의장직 배분을 둘러싼 여야의 합의문 서명과 둘러싼 갈등이다. 현재 남구의회는 국민의힘 7석, 더불어민주당 7석으로 정확히 ‘7 대 7’ 동수 구도다. 양당은 전반기에는 국민의힘이, 후반기에는 민주당이 의장직을 맡기로 구두 합의를 이뤘으나, 최종 문서 서명 단계에서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하며 판이 깨졌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전반기 요직을 독식한 뒤, 2년 후 ‘득표수가 같을 경우 연장자를 당선자로 한다’는 의회 규칙을 악용해 후반기 의장직을 가져가려 한다고 비판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합의문 문서화가 의원 개개인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자리 나눠먹기식 구태’라며 맞서고 있다. 자기들의 눈에는 합리적인 주장으로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시민의 눈에는 그저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꼼수’와, 자리를 보장받지 못할까 봐 등원을 거부하는 ‘명분 없는 보이콧’으로 비칠 뿐이다.

 남구의회가 자중지란에 빠지면서 민선 9기 구정의 원활한 출발을 뒷받침하고, 산적한 지역 현안을 논의해야 할 금쪽같은 시간들이 허비되고 있다. 의원들이 누리는 지위와 권한은 자리를 다투라고 준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보듬으라고 준 것임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여야는 지금이라도 당장 상호 비방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야 한다. 7 대 7 동수 구도는 어느 한쪽의 독주를 막고 ‘대화와 타협’을 하라는 구민들의 엄중한 명령이다. 

 국민의힘은 신뢰할 수 있는 협치의 태도를 보여야 하며, 민주당 역시 등원 거부라는 극단적 선택을 철회하고 의회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시작부터 구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오직 하나, ‘밥그릇’을 내려놓고 하루속히 민생 속으로 뛰어드는 것뿐임을 잊지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