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술 서훈·삼일회관 보존, 울산 독립운동사 복원 과제”

[광복회 울산시지부 학술세미나] 재심 무죄 확정 이후 이관술 선생 서훈 추진 필요성 부각 철거 위기 삼일회관, 지역 독립·사회운동 상징 공간 재조명 보존 넘어 공공문화공간 활용 ‘적응적 재사용’ 방안 제시

2026-07-09     고은정 기자
광복회 울산광역시지부는 9일 울산박물관 대강당에서 ‘울산독립운동의 산실 복원을 위하여’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울산 독립운동의 산실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학암 이관술 선생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와 삼일회관 보존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광복회 울산광역시지부는 9일 울산박물관 대강당에서 ‘울산독립운동의 산실 복원을 위하여’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학암 이관술 선생의 생애와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 철거 위기에 놓인 삼일회관의 보존·활용 방안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임성욱 한국외대 박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관술 선생의 항일운동과 해방 이후 행적, 정판사 사건의 전개 과정을 짚었다. 이관술 선생은 울산 출신 독립운동가로 일제강점기 사회주의 계열 항일운동에 참여했으며, 해방 이후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에 연루돼 사형됐다. 그러나 지난해 대법원에서 정판사 사건 재심 무죄가 확정되면서, 그의 삶과 독립운동 공적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토론자로 나선 배문석 울산노동역사관 사무국장은 “이관술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였지만, 해방 이후 정치적 격랑 속에서 오랫동안 왜곡된 평가를 받아왔다”라며 “재심 무죄 확정 이후 이제 남은 과제는 서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관술 선생에 대한 국가적 예우와 함께 울산 차원의 기념·교육 사업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원영미 울산대 박사는 정판사 사건을 해방 직후 미 군정기 사법체계와 정치 상황 속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원 박사는 당시 수사와 재판 절차, 검찰 권한의 문제를 언급하며 “정판사 사건은 단순한 위조지폐 사건이 아니라 해방공간의 이념 대립과 사법제도의 한계를 함께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삼일회관 보존 문제도 이날 세미나의 또 다른 핵심 의제였다. 허영란 울산대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삼일회관을 “100여 년 전 울산 주민이 스스로 세운 드문 유형문화유산”으로 평가하며, 철거와 보존의 이분법을 넘어 역사와 기억을 어떻게 이어갈지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자들은 삼일회관을 단순한 노후 건축물이 아니라 울산 근현대사의 기억을 품은 장소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삼일회관은 1921년 울산청년회관으로 건립된 뒤 신간회 울산지회, 근우회 울산지회, 울산청년동맹 등 사회단체 활동과 교육·문화운동의 거점으로 활용됐다.

김진영 울산매일UTV 편집국장은 “삼일회관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흔적으로 남은 건축물과 달리 조선인이 주체가 돼 세우고 운영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독보적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건물의 외형과 역사는 보존하되 내부 기능은 공공 강좌, 주민 모임, 청년 활동 공간 등으로 전환하는 ‘적응적 재사용’ 방안을 제시했다.

김잠출 역사연구소 사무국장도 “삼일회관이 북정동 B-0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 포함돼 철거 위기에 놓였지만, 행정과 잘 협의한다면 보존 가능성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남진석 광복회 울산광역시지부장은 “이관술 선생의 명예 회복과 삼일회관 보존은 울산 독립운동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잊힌 이름과 남겨진 자리를 함께 복원하기 위한 논의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