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산업 AX 협의체’, 속도감 있는 활동 필요하다
울산시와 국내 주요 대기업, AI 선도기업, 대학 및 연구기관 등 13개 주체가 참여하는 ‘울산산업 인공지능 전환(AX) 협의체’가 어제 공식 출범했다. 제조 현장의 방대한 데이터와 대기업의 공정 노하우, 대학의 연구역량을 결합해 ‘울산형 제조 AX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출범식에서 나온 “산업 AX는 기업의 생사뿐만 아니라 울산의 소멸 여부가 걸린 대안”이라는 김상욱 울산시장의 발언은 현재 울산이 직면한 위기감과 돌파구의 절박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제조업의 혁신 없이는 지역 경제의 미래도, 인구 유출을 막을 일자리 창출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 막 첫발을 뗀 협의체 앞에는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감’과 ‘과감함’이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눈을 뜨면 바뀔 정도로 빠르다. 대기업 선도공정에서 검증된 AI 모델과 피지컬 AI(실물 인공지능) 기술을 중소·중견기업과 협력사까지 신속하게 확산시키지 못한다면 생태계 전체의 동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중앙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대규모 기획력도 필수적이다. “소심하게 100억, 200억짜리 사업이 아니라 조 단위 규모의 과감한 사업 계획을 구상해달라”는 울산시의 주문은 당연하다. 정부의 파격적인 재정·행정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성장엔진을 리부트(재기동)할 수 있는 압도적이고 정교한 국가급 프로젝트가 기획되어야 한다.
아울러 혁신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사람’을 키우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협의체 출범과 연계해 이날 진행된 AI 데이터센터 운영인력 양성을 위한 지·산·학 간담회는 그래서 더욱 주목된다.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인턴십 및 계약학과 신설 등을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게 해 지역 청년들이 울산에서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일자리를 찾도록 선순환 구조를 빠르게 정착시켜야 한다.
이번 협의체는 초대 위원장을 맡은 UNIST 안현실 연구부총장을 필두로 민·관·학·연이 결합한 강력한 거버넌스의 형태를 띠고 있다. 울산이 대한민국 산업 AX의 글로벌 거점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시대의 뒤안길로 밀려나느냐는 이제부터 펼쳐질 협의체의 기획력과 실행 속도, 그리고 과감한 결단에 달려 있다. 관료주의적 형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산업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빠른 혁신’을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