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바뀌면 정책도 바뀐다?…울산시의회, ‘사업 뒤집기’ 질타

상임위원회별 첫 업무보고…민선 9기 집행부 직격탄 ‘재검토 기로’ 공업축제·세계적 공연장 등 방향성 점검

2026-07-12     강태아 기자
김태호 의원
이성룡 의원
권영애 의원
허희정 의원
이은주 의원
지방정부의 수장이 바뀔 때마다 전임 시정의 역점 사업을 뒤흔들거나 백지화하는 고질적인 폐단이 민선 9기 울산시정 초입에서도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울산시의회는 지난 10일 제265회 임시회 상임위원회별로 민선 9기 첫 업무보고를 받고 전임 시정 핵심 사업들의 존폐와 추진 방향을 중점으로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시의회는 집행부의 ‘정책 재검토’ 및 ‘임의 변경’ 기조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백현조 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경제산업실 소관 업무보고에서 “지난 1월 업무보고에선 ‘2026 울산공업축제 개최’를 핵심 사업으로 보고했는데, 7월 업무보고엔 그 내용이 빠져있다”라며 누락 사유를 질의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축제를 존치하지만, 퍼레이드를 없애는 등 규모는 축소하고 콘텐츠도 달리하기 위해 타 부서와 협의하고 있는 사항”이라며 “내용과 형식에 대해 가변적인 부분이 많아 업무보고엔 넣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울산공업축제는 민선 8기 김두겸 시장 취임 이후 35년 만에 부활한 지역 대표 축제다. 그러나 김상욱 시장은 민선 9기 출범 전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내년부터는 공업축제가 아닌 다른 축제로 전환해야 한다”라는 뜻을 밝혔다.

백 위원장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대표 축제 명칭이 바뀌고 다른 축제로 대체된다면 해외 자매도시 파트너들은 울산을 어떻게 신뢰하겠느냐”라며 “축제가 담고 있는 정체성과 의미는 살려 나가면서 시민들의 화합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오랜 공론화 과정을 거쳤던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및 북구 제2도매시장 건립’ 사업도 민선 9기 인수위의 전면 재검토 기조로 흔들리는 점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집중포화가 이어졌다.

이주언 의원은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은 오랜 기간 면밀한 행정 절차와 시민적 합의를 거쳐 확정된 사항”이라며 “행정의 연속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당초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김남이 부위원장도 “인수위의 재검토 기조와 이번 업무계획 간에 심각한 혼선이 있다”라고 지적하며 “사전에 결론을 내리지 말고 시민 토론회 등을 통해 주민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라”라고 촉구했다.

문화복지환경위원회(위원장 권태호)에서는 민선 9기 인수위원회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주요 문화·관광 사업의 재검토 기조에 대한 우려와 질타가 쏟아졌다.

권 위원장은 “민선이 바뀌면 기존 사업에 대한 재정비는 필요하지만, 중장기 정책 사업들이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유지·보완·재검토가 되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라며 “손바닥 뒤집듯이 바꿀 순 없고 행정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적 공연장이 재검토된다는 내용이 유튜브로 나왔는데 재정 부담이나 수요 부족 등 명확한 기준이 있느냐”라며 “시민 프로 야구단 울산웨일즈에 대해서도 시민들이 염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세계적 공연장은 현재 기획 디자인 공모만 이뤄졌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타당성 조사를 하기 전 단계인데, 공론화위원회에서 관련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답했다.

지역 내 체류형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 부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성룡 의원은 공정률 73%를 보이는 강동롯데리조트의 준공 일정과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JS H 호텔&리조트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며,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관광객 수요에 대비해 숙박시설 확충에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또한 이 의원은 유료화 이후 이용객이 급감한 ‘울산마차’의 해설사 역량 부족을 지적하며 교육 등 다각적인 점검을 당부했다.

허희정 의원은 스마트관광 앱 ‘왔어울산’의 알찬 구성에 비해 낮은 다운로드 횟수를 꼬집으며 외부 홍보 강화를 요구했고, 태화강 뱃길에 도입될 ‘폰툰보트’와 관련해 박람회 종료 후 활용 방안까지 포함한 철저한 마무리를 당부했다. 권태호 위원장 역시 시립미술관의 핵심 보직인 전시운영팀장 공백이 2023년 6월 이후 3년 넘게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