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시·의회 ‘상생과 협치’ 기조 흔들려선 안돼
울산시의회 의원들이 지난 10일 제265회 임시회 상임위원회별 업무보고에서 집행부의 '정책 재검토' 및 '임의 변경' 기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여야를 막론하고 시의원들이 쏟아낸 질타와 우려의 수위는 결코 가볍지 않다. '여소야대'라는 복잡한 정치 지형 속에서 출발한 민선 9기 울산시정이 초입부터 험로를 예고하고 있어 지역 사회의 우려가 깊다.
이번 상임위 업무보고에서 나온 의원들의 쓴소리는 단순한 시정 초기 주도권 싸움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논란이 된 쟁점들이 하나같이 오랜 검토와 행정 절차, 그리고 시민적 합의를 거쳐 추진되던 굵직한 현안들이기 때문이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35년 만에 부활해 정체성을 쌓아가던 ‘울산공업축제'는 신임 시장의 축제 전환 기조 탓에 이번 공식 업무보고 자료에서 제외되면서 산업건설위원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및 북구 제2도매시장 건립', ‘세계적 공연장 건립', ‘시민 프로 야구단' 등의 사업도 명확한 기준 없이 여론에 흔들리고 있다는 시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의회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행정의 연속성과 신뢰성은 지방자치의 근간이다. 수장이 바뀔 때마다 전임 시정의 중장기 정책들이 '지우기'의 대상이 된다면, 도시의 대외적 신뢰도는 추락하고 행정의 예측 가능성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한 예산 낭비와 행정력 손실, 지역 사회의 갈등이라는 고통은 온전히 시민의 몫으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물론 시정 변화에 따른 정책 재정비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전에 결론을 내려놓고 밀어붙이는 일방통행식 행정은 시의회의 강한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울산시는 시의회의 견제와 질타를 단순한 '발목잡기'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민적 합의를 두텁게 도출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시민 토론회와 공론화 과정을 철저히 거쳐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민선 9기 울산시정이 시작부터 불거진 시의회와의 파열음을 극복하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진정한 울산의 발전을 이뤄내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시의회 역시 지방의회 본연의 임무인 견제와 감시를 철저히 하되, 정략적 접근으로 지역 발전의 발목을 잡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늘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