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린이 시선으로 세상을 다정하게 쓰고 싶어요”

[인터뷰]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온선영 작가 수상작 ‘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 발간

2026-07-13     고은정 기자
온선영 작가는 수상이후 자신이 쓴 이야기가 많은 독자에게 가닿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올해 초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저학년 동화 부문 대상을 받은 울산 동화작가 온선영은 최근 수상작 『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를 출간하며 아동문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에서 태어나 울산에서 성장한 그는 2023년 『동시마중』 신인 추천으로 등단한 뒤 동시와 동화를 넘나들며 어린이의 시선을 담은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온 작가를 만나 수상의 의미와 작품 이야기, 앞으로의 창작 계획을 들어봤다.

- 올해 초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저학년 동화 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번 수상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울산에 거주하며 문학을 배우고 글을 쓰다 보니 가끔 불안했다. 수도권과 비교하면 문학을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쓰는 것이 맞을까? 이 길이 맞을까?’ 혼자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 수상으로 그 고민이 사라졌다. 틀리지 않았구나. 의심하지 말고 계속 쓰자, 라는 확신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쓴 이야기가 많은 독자에게 가닿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무엇보다 의미가 컸다. 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해야겠다는 책임감도 함께 느꼈다.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저학년 동화 부문 대상작 ‘양배추를 응원해주세요’
- 최근 수상작 『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가 책으로 출간됐다. 작품의 내용과 집필 의도는?

△축구를 좋아하지만, 몸이 약한 주인공이 양배추로 변하면서 겪게 되는 황당한 일과를 담은 동화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즐거우면 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서툴고 느리지만, 또는 남들과 다른 모습이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히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메시지도 담고 싶었다. 꿈을 키우는 모든 존재를 향한 응원이기도 하다.

- 2023년 『동시마중』을 통해 신인 추천을 받은 동시 작가이기도 하다. 동시 창작 경험이 이번 작품을 쓰는 데 어떤 바탕이 됐나?

△오랫동안 수백 편의 동시를 쓰다 보니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훈련을 많이 한 것 같다. 사소한 사물이나 작은 몸짓 하나도 놓치지 않고 포착해야 하는 장르였기 때문이다. 또 문장을 다듬고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도 큰 밑거름이 됐다. 저학년 동화인 만큼 문장의 호흡을 경쾌하게 가져가면서도 말의 맛과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는데, 동시를 쓸 때 익혔던 정서가 이번 동화 속에도 잘 녹아든 것 같다.

울산 동화작가 온선영은 올해 초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저학년 동화 부문 대상을 받아 아동문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본인 제공
-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문학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철학은 우리의 삶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학문이었다.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머리로만 이해하는 논리적 언어보다는 가슴으로 느끼는 정서적인 언어로 그 답을 찾고 싶다는 생각에 문학을 시작한 것 같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심도 있는 철학적 질문도 좋지만, 어린이책 안에서 아이들의 맑은 눈을 통해 편안하게 이야기해도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본격적으로 아동문학에 발을 들이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 최근까지 울산 장생포 아트스테이 상주작가로 활동했다. 이곳에서의 경험이 창작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장생포 아트스테이에서의 시간은 쉼표이자 도약의 발판이었다. 아주 작은 작업실 하나가 내게 주어졌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이런 인프라가 창작자들에게는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문예 창작을 준비하던 시기에도 울산문화재단에서 운영하던 생활문화동호회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참 고마웠는데, 이런 행정적 지원이 좀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온 작가는 양평, 괴산, 담양 등에서 열릴 북콘서트도 준비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본인 제공
- 오영수문학관 ‘난계 창작교실’ 출신으로 알고 있다. 창작교실에서의 배움과 인연이 작가로 성장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됐나?

△‘난계 창작교실’은 울산 지역에서 문학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곳이었다. 혼자 글을 쓰다 보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기 어려운데, 창작교실에서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면서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함께 고민해 주시는 교수님과 문우들을 만날 수 있어 꾸준히 창작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 앞으로 아이들과 세상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나? 현재 집필 중인 작품이나 앞으로의 집필 계획은?

△내년 상반기에 문학동네와 자음과모음에서 동시집이 나올 예정이라 계속 퇴고와 편집 작업을 하고 있다. 양평, 괴산, 담양 등에서 열릴 북콘서트도 준비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시와 동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하고 다정한 소재를 어린이의 시선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 등단을 준비하는 아동문학 예비 작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쓰기를 시작했다면 여러분은 이미 작가다. 여러분은 지금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존재다. 읽고, 쓰고, 궁금해하고, 상상하는 마음을 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다. 나도 그런 마음으로 계속 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