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왠만해서 그들을 막을 수 없다
K-pop을 선두로 음악, 음식, 화장품, 한글(문자와 언어)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문화·예술 콘텐츠들이 'K-culture'라는 꾸러미로 엮여 전세계인들의 마음을 훔친 지가 벌써 몇 년이 지났다.
최악의 여름, 폭염과 열대야를 맞게 될 지도 모른다는 이른 봄 기상청 예보를 조금 빗나가 그리 무덥지 않은 초여름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야'라는 듯이 며칠째 화살처럼 따가운 한낮의 햇빛 때문에 점심 먹으러 나가기조차 두려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뜨거운 폭염은 한밤에도 식지 않고 열대야로 이어질 것임을 우리는 지난 몇 년의 여름을 통해 잘 알고 있다. TV 뉴스를 통해 들은 사막 건너 산맥 너머 유럽은 기상예보 이래 최악의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까지 나오고 있다는 소식이 남의 일이 아니었다. 올 여름의 폭염과 열대야, 갑작스런 폭우(국지성 호우)도 큰 피해 없이 무사히 넘기고 풍성한 가을을 맞을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여름은 축제의 계절, 특히나 음악, 락(rock)이나 재즈(jazz) 등 대중음악은 물론이고 오랜 역사를 가진 클래식 음악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세대를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으며 야외에서 즐기기에 '딱'인 음악축제들이 전세계 유명 휴양도시에서 개최되면서 휴가객,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여름 휴가 특수(特需)를 문화예술 콘텐츠와 관광을 묶어 성공한 사례인 것이다.
지난 6월 울산음악창작소가 개소 이래 처음으로 개최했던 '울사운드 페스티벌(ULSOUND FESTIVAL)'이 울산을 대표하는 울산 지역 인디 뮤지션들이 기량을 뽐내는 무대이자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여름 축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언젠가는 울사운드페스티벌이 '인천 펜타포드락페스티벌', '부산 국제락페스티벌'처럼 성대하게 열리게 될 날을 기대하며 … 국내 관광객들이 울사운드페스티벌을 즐기며 휴가도 즐기러 울산을 찾아오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전국 광역자치단체마다 소재하는 17개의 지역 음악창작소는 지역을 대표하는 성격을 띠고 있으며 매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지원사업 주관 부서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대표 축제로 뮤콘페어(Mu:con fair)와 '우리 음악인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뮤콘페어는 해외의 많은 바이어와 프로듀서, 마케터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축제 쇼케이스 무대에 오르는 오디션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하다.
2022년 전국 지역음악창작소가 발굴한 그해 최고의 뮤지션들을 한자리에 모아 연말 축제처럼 진행해 왔던 '우리 음악인 축제' 역시 지난 해부터는 오픈 경쟁 방식으로 지역 음악창작소 뮤지션들의 참여 범위를 확대하여 그야말로 무한 경쟁을 시키고 있다. 지난 6월 전국 지역 음악창작소 2023년부터 2025년 지원사업 선정자 대상으로 공모한 결과 110팀이 지원해 최종 8개 지역 음악창작소에서 8팀을 선발했고, 그 중 울산의 청년 래퍼(rapper) 2인조(빈세진×진우성)이 여기에 포함되었다.
K-pop은 저 하늘 위에서 고고히 빛나고 있지만 지역 인디 뮤지션들이 정상에 오르려면 정글을 헤쳐 나가야 하고 치열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전국의 지역 음악창작소를 거점으로 자신만의 음악적 재능과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젊은 음악인들은 오늘도 치열하게 정글 속에서, 전쟁터에서 버티고 있다.
울산음악창작소는 울산이라는 척박한 진흙 속에서 아직 발견되지 못해 바둥거리는 울산의 청년 뮤지션들을 찾아 닦고 씻겨 빛나게 하는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다.
아직 20대 초반, 20대 중반으로 형·동생 사이인 듀오 래퍼 빈세진·진우성은 끊임없는 창작활동은 물론이고 스스로 공연 또는 홍보 영상을 제작해 SNS에 올리며 지역 뮤지션으로서는 보기드문 팔로워와 조회수를 자랑하며 자신을 알리고 있다. 오래 전, 1980년에 그것보다 훨씬 오래된 올드 팝송 'one way ticket' (닐 세다카· 1959)을 번안해 '날 보러와요 ~~'라는 노래를 부른 가수(방미)가 있었다. 울산이 키운 청년 래퍼 빈세진·진우성은 앞으로 웬만해선 막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