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너지는 울산 보육 인프라, 이대로 둘 건가

2026-07-14     강정원 논설실장

 울산 지역의 보육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보육통계에 따르면 울산지역 어린이집은 2021년 720곳에서 올해 535곳으로 불과 5년 사이에 185곳(25.7%)이나 문을 닫았다. 어린이집 4곳 중 1곳이 사라진 셈이다. 민간·가정어린이집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이대로 가다간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는커녕,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돌봄 절벽'을 맞이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지역 보육시설의 연쇄 폐원은 급격한 저출생에 따른 원아 감소 때문이다. 실제 울산의 어린이집 이용 아동은 5년 만에 약 9,000명 가까이 급감했다고 한다. 올해 정원이 2만6,000여 명에 달하지만 실제 현원은 1만8,300여명에 그쳐 정원 충족률이 70.7%에 머물고 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니 당연히수입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민간 어린이집도 교사와 필수 인력을 유지해야 하니 인건비와 물가 상승에 따른 운영비 부담은 고스란히 운영자의 몫으로 남는다. 이러한 만성적 운영난이 결국 무더기 폐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보육시설의 붕괴가 단순히 시설 몇 개가 문을 닫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를 맡길 곳이 사라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돌아간다. 멀쩡히 다니던 어린이집이 문을 닫아 새로운 시설을 찾아 헤매야 하고, 집 근처 보육시설이 없어 원거리 등원을 감수해야 하는 불편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학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가중시키고, 직장 생활과의 병행을 어렵게 만들어 결국 또다시 출생률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의 늪으로 작용하게 된다. 보육 인프라의 붕괴가 지역 소멸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울산의 출생아 수가 소폭 반등하는 조짐을 보였다고는 하나, 과거 전성기 수준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지금은 자연적인 인구 반등만을 기다리며 손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원 충족률이 낮아지더라도 필수 보육 인프라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와 울산시 차원의 현실적이고 과감한 재정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 보육교직원 감소세를 막고 안정적인 보육 질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도 동반돼야 한다. 지역 보육 기반이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벼랑 끝에 몰린 울산의 보육시설들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