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본사 울산 이전…‘김상욱호’ 화두로 다시 부상

김 시장, 에쓰오일에 공식 제안 기업 측 “제반사항 고려해 검토” 세제·정주여건 등 현실장벽 과제 SK와 1GW AI 데이터센터 투자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 논의

2026-07-15     김준형 기자
김상욱 울산시장은 15일 서울 마포구 에쓰-오일(S-OIL) 본사를 방문해 안와르 알 히즈아지 최고 경영자(CEO)와 박봉수 운영총괄 사장 등 임원진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울산시 제공
민선 9기 들어 ‘대기업 본사의 울산 이전’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대규모 생산시설은 울산에 두고 본사와 핵심 의사결정 기능은 수도권에 집중하는 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체감할 만한 세제·경영 측면의 유인책이 부족해 그간 지속적인 지역의 요구에도 실제 이전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15일 서울 마포구 에쓰오일 본사를 방문해 안와르 알 히즈아지 최고경영자와 박봉수 운영총괄 사장 등 임원진을 만나 본사의 울산 이전을 제안했다.

에쓰오일이 국내 유일한 생산사업장인 온산공장을 울산에 두면서 9조2,580억원 규모의 샤힌프로젝트까지 추진하는 만큼 본사도 울산으로 옮겨 기업과 지역 간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울산시는 본사가 이전하면 구매·투자·재무 등 핵심 경영 기능이 지역에 자리 잡고, 임직원과 관련 기업의 유입에 따른 소비 확대와 지방세수 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김 시장의 요청에 대해 에쓰오일 측은 “제반사항을 고려해서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대기업 본사의 울산 이전 요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울산에는 에쓰오일을 비롯해 현대자동차·SK에너지·삼성SDI·고려아연 등 국내 주요 기업의 대규모 생산시설이 밀집해 있지만, 본사는 서울과 수도권에 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에서는 울산이 생산기지 역할에 머물고, 기업의 투자와 경영 판단을 담당하는 핵심 기능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목소리가 있어 왔다.

울산시와 시의회도 과거 여러 차례 지역에 생산시설을 둔 대기업의 본사 이전을 요구해 왔다.

민선 8기 때도 울산에서 주요 생산활동을 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본사 유치를 추진했다. 울산시는 당시 에쓰오일 등을 본사 이전 검토 대상 기업으로 선정해 이전 가능성과 지원 방안을 살폈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본사 이전 요구가 성과를 내지 못한 배경에는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점이 꼽힌다.

본사를 지방으로 옮기려면 임직원의 동반 이전과 주거·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을 함께 해결해야 한다. 전문인력 확보와 금융·법률·회계·연구개발 등 수도권에 집중된 경영 기반도 기업이 본사 이전을 결정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세제 지원 역시 본사를 옮길 만큼 충분한 혜택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본사를 이전하더라도 일정한 인력과 기능을 함께 옮겨야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임직원 이탈을 우려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전 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이날 에쓰오일 측에 본사 이전과 함께 △샤힌프로젝트 시운전 기간 철저한 안전관리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 △후속 투자와 신규 투자사업에 대한 지역기업 참여 확대 △지역인재 우선 채용 등도 요청했다.

에쓰오일 측은 샤힌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울산시가 적극적으로 행정 지원에 나선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며, 울산의 대표 기업으로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에스케이(SK) 서린빌딩에서 최창원 에스케이(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만나 지역 현안과 투자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울산시 제공
김 시장은 에쓰오일 방문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만나 울산 1GW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와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면담에는 정재헌 SK텔레콤 사장과 염성진 SK하이닉스 커뮤니케이션총괄 사장,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등 데이터센터 관련 계열사 임원진도 참석했다.

김 시장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넘어 지역기업과 시민이 실질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를 위해 △울산 추가 1GW 데이터센터 유치 △반도체·AI 데이터센터 분야 계약학과 개설 △산업 AI 전환 창업 생태계 구축 △지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데이터센터 자원 공유 △동남권 산업 AX 개방형 혁신 거점 구축 등을 제안했다.

김 시장은 “대규모 투자사업은 실행력과 속도가 중요하다”라며 “투자 걸림돌을 신속히 해소하고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시가 적극 나서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