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기업 본사 울산 이전, 정부 의지에 달렸다

2026-07-15     강정원 논설실장

 김상욱 시장이 어제 서울 마포의 에쓰오일 본사를 찾아가 안와르 알 히즈아지 CEO와 박봉수 운영총괄 사장 등 임원진을 만나 본사의 울산 이전을 제안했다고 한다. 에쓰오일은 울산 온산공장을 단독 생산사업장으로 두고 있고, 현재 9조 2,5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울산의 핵심 파트너다. 그러나 정작 구매·투자·재무 등 핵심 경영 기능과 고부가가치 일자리는 모두 서울 본사에 집중되어 있다. 

 에쓰오일 본사 이전은 전임 시장도 역점적으로 추진했다. 에쓰오일과 고려아연등 10개 가량의 대규모 사업장을 타깃으로 정하고, 정부에 '비수도권 이전 시 임직원 이주 기준 비율 20% 완화' 및 '투자 이행 기간 5년 연장' 등의 입법 카드까지 내밀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기업들의 본사 지방 이전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에 구축된 금융·법률·회계 인프라와의 단절, 연구개발 및 기획 전문인력 채용의 한계, 그리고 무엇보다 주거와 자녀 교육 문제로 이전을 거부하는 임직원들의 거센 반발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에쓰오일 측이 김 시장의 제안에 "제반 사항을 고려해 검토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이면에는 바로 이러한 현실적 장벽이 존재한다.

 결국 대기업들의 본사 지방 이전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와 파격적인 제도 개선뿐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상의 과도한 규제 완화다. 현재 본사 지방 이전에 따른 법인세 감면을 받으려면 본사 임직원의 50% 이상이 현지로 이주해야 한다. 특히 본사를 이전한 후 이 요건에 미달하면 감면받았던 법인세와 이자 상당 가산액을 소급하여 추징하겠다는 조항도 여전히 유효하다. 현실적으로 지방 이전이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대기업 본사의 울산 이전은 개별 지자체의 눈물겨운 구애 활동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세제 혜택과 비용 절감이라는 확실한 당근이 주어지지 않는 한 기업을 움직일 방법은 없다. 정부가 진정으로 국가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대기업들이 기꺼이 울산행 열차에 올라탈 수 있도록 가로막힌 규제의 대못을 뽑고 파격적인 특별법적 지원책을 즉각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