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상욱 “광역시 승격 30년 울산, 미래 전환 생존 기로”
[김상욱 울산시장 공개대담] 시민 삶 회복, 산업 전환 과제 “AI 데이터센터·산업 AX 계획보다 실천 중요 버스 정상화·공공의료원 등 민생 현안 속도전”
2026-07-19 김준형 기자
다음은 김상욱 시장과 본지 김진영 뉴스룸 국장의 대담 주요 내용이다.
-내년이면 울산광역시 승격 30년이다. 어떤 의미로 준비해야 한다고 보나.
△단순히 시간이 30년이 지났다는 이유로만 축하할 일은 아니지만, 그동안 시민들이 겪은 어려움과 이뤄낸 성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라면 의미가 있다. 과거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산업도시 울산이 노동을 지키는 산업 AX(AI 전환) 모델을 만들어낸다면 전 세계의 모범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해내지 못하면 지난 30년은 역사로만 남고, 이후에는 급속한 쇠락을 겪을 수도 있다. 울산 시민들과 함께 세계에서 인정받는 새 모델을 만들고 싶다.
-최근 대통령이 참석한 영남권 메가프로젝트 발표회 이후 울산의 산업 AX 전략에 관심이 커졌다.
△중요한 것은 계획이 아니라 실천이다. 기업은 수지타산이 맞아야 움직인다. AI 데이터센터도 세계적 빅테크 클라이언트사를 유치해야 확대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료, 전력 인입, 용수, 용지, 통신망 등이 모두 갖춰져야 하는데, 울산시가 국내 기업들과 클라이언트사를 유치하기 위해 초기 단계부터 함께 뛰겠다.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시민 일자리와 소득, 세수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들어내겠다.
-AI 산업에서 울산이 집중해야 할 분야는 무엇인가.
△울산이 미국이나 중국이 앞선 범용 AI를 따라가겠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울산의 강점은 제조 현장이다. 자동차, 조선, 화학 현장이 있고, 산업 AX 연구에 특화된 UNIST도 있다. 산업 데이터를 디지털화하고, 현장에 맞는 소형 AI 모델을 만들어 실제 공정에 적용하는 실증 분야에서 울산이 역할을 해야 한다. 다만 중소·중견기업의 DX(디지털 전환)는 아직 부족하다. 먼저 디지털화부터 서둘러야 한다. 울산이 산업 AI 전환에 실패하면 기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어렵다.
-영남권 발표회에서 대통령과 만나 어떤 울산 현안을 건의했는지.
△울산에는 중요한 과제가 많지만 시민 삶과 직결된 문제를 중심으로 건의했다. 특히 공공의료원은 수십 년 동안 풀지 못한 숙원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울산에 대중교통, 의료, 돌봄, 보육, 상수도 같은 기본적인 정주 여건이 갖춰져야 기업도 오고 청년도 남는다.
△긍정적인 점은 울산시 공무원들이 일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고, 반대로 실망스러웠던 것은 씀씀이였다. 시민 혈세는 피 같은 돈이다. 그런데 곳곳에서 새고 있고, 납득하기 어려운 사업에 쓰이는 부분들이 보였다. 시장이라고 모든 것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야 한다.
-공개행정을 강조하고 있다. 공무원들에게는 부담도 있을 수 있는데 공개의 선은 어디까지인가.
△공무는 개인 일이 아니라 시민 모두를 위한 일이다. 시민은 알 권리가 있고, 알아야 평가할 수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공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 직원의 신원 노출은 최소화하고, 국장급 이상 간부나 기관장처럼 책임 있는 자리는 시민 평가를 받아야 한다. 업무보고도 시장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하는 것이라는 마음으로 임해 달라고 했다.
-첫 결재로 120 울산민원센터 고도화를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민원센터는 사실 시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곳이다. 시민 말씀을 듣고, 불편을 해결하고, 정책을 찾아내고, 비리와 불공정을 바로잡는 일이 시장의 기본 역할이다. 민원센터가 단순히 전화를 받는 곳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시민이 어디에 물어야 할지 몰라서 찾은 곳이 민원센터인데, 책임 있게 해결하는 창구가 돼야 한다. 시민들과 함께 숨 쉬는 민원센터로 만들겠다.
-공론화위원회는 의회 동의 문제로 논란이 있다. 조례 없이도 여론을 형성할 만한 방법은 없나.
△단순 의견 수렴은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 권한을 가진 제도적 틀을 만들고 싶다. 제가 계속 시장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시정에서도 이어질 장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가능하면 조례로 만들고 싶다. 다만 걱정도 있다. 지금은 속도감 있게 나가야 할 때인데, 작은 일마다 공전하면 시민에게 피해가 된다. 공론화가 논쟁으로만 흐르지 않도록 고민하겠다.
-시내버스 문제는 선거 때부터 큰 쟁점이었다. 핵심 문제는 뭐라고 보는지.
△울산은 특·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시내버스 민영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적자 보전은 시가 해주고 있다. 한 해 적자 보전액이 2,000억원 수준이다. 그런데 시민은 여전히 불편하고, 노동자들도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다. 십수년 동안 해결을 미뤄온 결과다. 장기적으로는 공영제와 교통공사 설립이 필요하다. 중기적으로는 간선급행버스(BRT),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 중앙차로 같은 효율적 체계를 검토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폐선된 급한 노선부터 복구해야 한다.
-126번은 복구됐다. 다음 처방은 무엇인가.
△307번, 123번 등 급한 노선들이 있다. 문제는 버스 추가 투입이다. 제작과 발주에는 시간이 걸리고, 예산은 시의회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는 예비버스까지 최대한 동원하고 있다. 국비사업을 통한 버스 확보도 중앙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그래도 부족하다. 결국 제대로 된 증편을 위해서는 의회 협조가 필요하다. 시민들이 당장 출퇴근과 등하교를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제 마음대로만 할 수 있다면 시내버스를 정상화하고, 교통공사를 만들고, BRT와 DRT로 더 자주, 더 빠르게 이동하는 체계를 만들고 싶다. 비용도 적게 들고 효율적이다. 하지만 이미 진행한 계약과 행정 절차가 있다. 트램도 제가 멈추고 싶다고 바로 멈출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다각도로 방법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산업 AX 과정에서 노동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노동이 존중되는 전환은 어떻게 가능하나.
△산업 AX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가장 큰 리스크는 사회 갈등 비용이다. 노동자들이 불안해하지 않아야 하고, 생계가 위협받지 않아야 한다. AI 시대에 맞는 인력으로 변환할 수 있는 노동자에게는 기회를 주고, 변환이 어려운 노동자의 삶도 지켜야 한다. 그동안 울산시의 노동정책 조율 기능은 부족했다. 노동위원회를 만들고 양대 노총뿐 아니라 노조에 속하지 않은 노동자 대표까지 참여시키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가 관찰자가 아니라 조율자가 돼야 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울주 원전 부지를 추가 입지로 언급한 데 대해 어떻게 보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울산은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산업도시이고, AI 산업이 커지면 전력 수요는 크게 늘어난다. 친환경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울산은 고정식 해상풍력 여건이 좋지 않고, 부유식은 비용과 기술 리스크가 크다. 현실적으로 원자력 이야기를 피하기 어렵다. 다만 원자력은 시민 안전과 직결된다. 시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조율해야 한다. 정리 = 김준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