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판단까지 파업 대상인가”…이 대통령, 노란봉투법 보완 지시
“노동쟁의 범위 너무 넓어”…정부에 기준 마련 주문 성과급·경영 판단까지 쟁의 대상 확대에 신중론 제기 AI 양극화 대응·민생 중심 국정 2년차 속도전도 강조
2026-07-21 백주희 기자
특히 기업의 투자 결정이나 영업이익에 따른 성과급 배분까지 쟁의 대상으로 삼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시행령 등을 통한 제도 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 노동 현장에서 논란이 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문제를 언급하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문제가 과연 쟁의의 대상인가. 저는 아닌 쪽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으로 타당한지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안이더라도 이게 파업 사유가 될 수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노란봉투법으로 노동쟁의의 대상이 확대됐는데, 그 기준을 놓고 현장에서 분쟁이 발생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광주 군공항 부지 반도체 공장 설립 문제를 사례로 들며 “광주 군공항에 반도체 공장을 만든다고 하니까 노조에서 이 역시 쟁의의 대상이라고 주장하고, 협의해보되 극단적으로 합의가 안 되면 못 한다는 취지의 얘기가 나오고 있어 국민들이 깜짝 놀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광주에 공장을 지으면 혹시 전보 조처가 될 수 있으니 노동쟁의의 대상이 된다는 주장 같은데, 그렇게 따지면 모든 회사의 경영권 행사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사발령이나 기업의 경영 판단까지 쟁의 대상으로 확대할 경우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노동쟁의 대상 여부를 둘러싼 판단을 모두 법원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가 시행령과 지침 등을 통해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입법으로 모든 것을 다 정할 수 없다. 입법이 포괄적인 부분을 정하면 구체적 기준을 만드는 게 행정부의 일”이라며 “법원 판결로 결판을 내야 하며 행정부는 관여해선 안 된다고 하는 건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기준을 정했다가) 나중에 문제가 될까 봐 아예 안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권한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법원 판단 이전에 필요하면 노동위원회가 판단하고, 또 필요하면 대통령령이나 시행규칙 등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장에서 해석 지침도 마련하고 안착해 가고 있는 과정”이라며 “광주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 경영상의 결정은 쟁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정 전반의 정책 집행 속도를 높일 것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임기가 2년 차에 접어들며 국정 전반에 속도를 높여야 할 때가 됐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새로운 사회가 열리고 있는 만큼, 정책 역시 상상할 수 없는 강도와 속도로 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양극화 문제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인공지능 혁명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K자형 양극화의 그늘을 빠르게 키우는 측면도 있다”며 “양극화 완화를 위해 재정·조세·금융 등 모든 분야의 정책 역량을 총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책과 개혁의 최우선 기준으로는 민생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떤 정책이나 개혁도 국민의 삶과 동떨어져 성공할 수 없다”며 “우리가 공직을 맡거나 정치를 하더라도 더 중요한 건 그 권력을 맡긴, 권력의 귀속 주체인 국민의 삶”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우선은 국민의 삶, 즉 민생”이라며 공직자들을 향해서도 정책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세심하게 살펴달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