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앞둔 산재전문 공공병원…‘울산병원’ 명칭 놓고 법정 간다

기존 ‘울산병원’, 사용금지 가처분 “동일 명칭 환자 이송·진료 혼란 우려” 근로복지공단 “운영 기준상 예외 곤란” 법원, 회복 어려운 손해 여부 등 심리 이르면 내달 중 가처분 여부 결정

2026-07-22     정수진 기자
개원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울산 산업재해 전문 공공병원 공사현장 모습. 최지원 기자
오는 9~10월 개원을 앞둔 울산 산업재해 전문 공공병원이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을지 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은 최근 의료법인 혜명심의료재단 울산병원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상호 사용금지 등 가처분’ 사건을 심리했다.

이번 가처분은 근로복지공단이 산재 전문 공공병원 명칭에 ‘울산병원’이라는 상호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며 울산병원 측이 제기한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은 2020년 10월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에 산업재해 전문 공공병원 건립을 추진하면서 병원 명칭을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으로 정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건립 현장에 ‘울산병원이 곧 개원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며 개원 준비에 들어갔다.

이에 울산 남구 신정동에서 약 30년간 ‘울산병원’이라는 상호를 사용해 온 의료법인 혜명심의료재단이 반발했다. 동일한 명칭 사용으로 시민들의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현수막이 게시된 이후 남구 울산병원에는 “병원을 울주군으로 이전하는 것이냐”, “울주군에 계열 병원을 신축하는 것이냐”라는 등의 문의가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은 울산 최초의 공공병원으로 지역 거점 산업재해 진료와 공공의료 기능을 담당할 예정이다.

울산병원은 지역응급의료센터이자 보건복지부 지정 울산동북권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심뇌혈관질환과 외상·외과 분야를 중점 진료하는 급성기 전문병원이다.

울산병원 측은 병원별 역할과 진료 기능이 다른 만큼 환자가 명칭만 믿고 잘못된 병원을 찾을 경우 적기에 필요한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치료가 지연되는 등 의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울산병원 측은 지난달 법원에 울산병원 명칭 사용 금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울산병원 관계자는 “산재 전문 공공병원이 들어서는 것 자체는 지역 의료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병원 명칭이 같아 시민들이 혼란을 겪는 상황은 막아야 하는 만큼 근로복지공단도 이를 충분히 고려해 명칭을 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본지에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단은 현재 운영 중인 전국 10여 개 산하 병원 모두 ‘근로복지공단+지역명+병원’ 형태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명칭이 겹치는 사례도 있다. 대전에는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과 의료법인이 운영하는 ‘대전병원’이 함께 운영되고 있으며, 대구 역시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과 ‘대구병원’이 같은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병원 명칭은 전국적으로 동일한 기준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만큼 특정 지역만 예외를 두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필요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추가 의견 제출을 요구한 상태로, ‘울산병원’ 명칭 사용이 기존 병원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초래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중 가처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 산재 전문 공공병원은 오는 9월 말에서 10월 초 개원할 예정이다. 병원은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로 18개 진료과와 300병상을 갖춘 울산 최초의 공공 종합병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