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에 그대로 노출…울산 버스정류장 폭염 대응시설 ‘극과 극’
절반가량 지붕 있는 승강장 없어 동구, 승강장·에어커튼 보급률 5개 구·군 가운데 가장 저조 시 “예산·이용객 수 고려 확충”
2026-07-22 오정은 기자
22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역 버스정류소는 모두 3,587곳으로, 이 가운데 지붕이나 벽 등을 갖춘 승강장이 설치된 곳은 1,868곳이다. 전체 정류소의 약 52.1%로, 정류소 두 곳 중 한 곳가량은 햇볕이나 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이 없는 셈이다.
구·군별 승강장 설치율을 보면 전체 정류소 426곳 가운데 249곳인 중구가 58.5%로 가장 높았고, 울주군 56.4%, 북구 54.0%, 남구 45.8% 순이었다. 반면 동구는 36.2%로 373곳 가운데 승강장이 설치된 곳은 135곳에 그쳐 폭염을 피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시설이 가장 부족했다.
폭염 저감시설인 에어커튼의 경우 울산 전체에 655곳이 설치돼 18.3%의 보급률을 보였다. 남구는 143곳에 에어커튼이 설치돼 보급률 20.3%로 가장 높았다. 중구 20.2%, 북구 19.6%, 울주군 16.9% 순이었고, 동구는 15.5%로 가장 낮았다.
냉방시설과 자동문 등을 갖춰 효과적으로 더위를 피할수 있는 스마트승강장은 울산에 87곳이 설치돼 있다. 전체 정류소의 2.4%에 불과했다.
스마트승강장 설치율을 보면 북구가 5.1%로 가장 높았으며, 남구와 중구는 각각 2.8%, 동구는 2.4%, 정류소 수가 가장 많은 울주군은 1.2%였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 폭염에 대응하기 위한 에어커튼과 스마트 승강장 등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있지만 이처럼 보급률이 지역마다 달라 시민들이 체감하는 대중교통 이용 환경에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22일 찾은 울산 동구의 한 승강장은 지붕이 투명한 형태라 내부에 열기가 머물러 있어 시민들이 잠시 햇볕을 피하는 것 외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에어커튼마저 설치돼 있지 않아 연신 손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버스정류소는 버스 표지판만 설치돼 있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이 전무했다. 시민들은 양산을 쓰거나 근처 가로수 밑에서 더위를 견디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던 임모(30대)씨는 “가끔이지만 이렇게 그늘도 없는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건 고역이다”며 “가로수라도 있어 그늘이 생겨 다행일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어떤 승강장은 막혀있기만 하고 바람이 안통해 밖보다 더 덥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울산시는 최근 현장점검을 통해 폭염에 취약한 버스정류소 환경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이용객 수와 정류소 여건,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치 대상지를 선정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예산을 확보해 폭염 대응 편의시설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