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계속 그립니다”…모스플라이가 건넨 솔직한 위로
태화복합문화공간 만디, 전시 연계 아티스트 토크 낙서에서 출발한 작업 세계·전시회 이야기 나눠 이달 31일까지 초대 개인전 ‘Sorry, I’m Late’
2026-07-26 고은정 기자
“작가가 되겠다고 시작한 그림은 아니었습니다. 불안감을 감추기 위해 그렸고, 꾸준히 쌓아온 것이 지금의 작업이 됐습니다.”
아티스트 모스플라이(MOTHFLY)의 전시 연계 아티스트 토크가 지난 24일 태화복합문화공간 만디에서 열렸다.
이번 프로그램은 현재 만디에서 열리고 있는 모스플라이 초대 개인전 ‘Sorry, I’m Late’와 연계해 마련됐다. 전시는 오는 7월 31일까지 태화복합문화공간 만디 1층 제1·2전시장에서 이어지며, 원화와 판화, 미디어 작품을 선보인다.
모스플라이는 국내외 아트페어와 단체전을 오가며 활동해 온 일러스트레이터다. 이번 전시는 그의 여섯 번째 개인전으로, “늦긴 했지만, 아무도 기다리고 있지 않았으니 생각보다 민망하진 않다”라는 작가의 자조적인 고백이 담긴 전시다.
이날 토크에서 모스플라이는 어린 시절 만화가를 꿈꿨던 이야기부터 디자이너로 살아온 시간, 그리고 자신의 그림을 찾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그는 “동네에서 만화를 잘 그리는 아이였다”라며 “처음에는 만화가가 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이너로 활동했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은 없었다고 했다.
작업의 출발점은 ‘낙서’였다. 그는 “심심해서 그렸다. 내 이야기 기반으로 꾸준히 할 수 있는 게 낙서라고 생각했다”라며 “크로키 하듯 잡지를 보고 그냥 그렸다”라고 말했다. 불안감을 감추기 위한 유희적 도피처였던 낙서 속에서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났고, 매두벅과 박존버, 신무학 같은 캐릭터들이 모스플라이의 세계관으로 자리 잡았다.
40세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그림을 시작한 그는 작업을 이어올 수 있었던 힘으로 주변의 응원과 꾸준함을 꼽았다. “제 생일을 기념해 친구가 자기 사무실을 비워 전시를 선물해준 적도 있다. 작업을 응원해 주는 분들이 주변에 많았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큰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계속 찾아가려고 한다”라며 “그림 외에도 다양한 매체로 표현하는 시도를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관객들에게 “즐기는 것들, 작은 것들을 꾸준히 쌓아갔으면 좋겠다”라며 “조금 힘들면 다른 일을 병행하더라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만화가를 꿈꾸는 자녀와 함께 한 가족, 회화작가, 모스플라이 작가의 청년 팬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