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로맨스스캠 ‘부부 총책’ 중형…피해금 환수는 ‘0’

울산지법, 징역 15년·9년 선고…배상명령은 모두 각하 국내 피해자 104명·피해액 101억…범죄수익 환수 막막 피해자들 울산경찰청 방문…계좌·자금 흐름 수사 촉구

2026-07-26     신섬미 기자
캄보디아에서 100억원대 로맨스스캠 범죄를 저지른 한국인 총책 ‘부부 사기단’
캄보디아에서 100억원대 로맨스스캠 범죄를 저지른 한국인 총책 ‘부부 사기단’이 1심에서 나란히 중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들의 처벌과 별개로 피해금 환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피해자들이 직접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울산지법 형사12부(박강민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편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억4,000여만원을 명령했다.

또 아내 B씨에게는 징역 9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6,000여만원을 명령했다.

피해자들이 신청한 배상 명령은 모두 각하됐다.

재판부는 “사건 범행의 경위나 수법, 피해자들의 피해 규모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피해자들이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반면 피고인들은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들이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캄보디아에서 국내에 송환될 때까지 상당 기간 구금되어 있는 사정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피해자들은 “피해 규모와 피해자들의 고통에 비해 형량이 턱없이 부족한데 배상명령마저 각하됐다”며 “항소와 함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관련 범죄자들이 연이어 검거·송환돼 처벌받고 있는 것과 달리,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피해금 환수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 범죄 단체조직은 지난 2024년 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캄보디아 보레이 지역 등에서 보이스피싱을 목적으로 조직한 뒤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로맨스스캠 방식의 투자리딩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으로 인한 국내 피해자는 104명, 피해 규모는 101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범죄자들의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하고, 범죄수익 환수도 본격 추진 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진척이 없어 피해자들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이에 피해자들은 이날 직접 울산경찰청을 찾아 계좌 수사 진행 상황과 자금 흐름에 대한 확인에 나섰다.

계좌 수사는 피해 자금의 최종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필수 과제이자, 향후 준비 중인 특별법 제정과 피해금 환수를 이끌 핵심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전국으로 흩어져 있는 피해자들은 자신의 계좌 수사 기록 열람을 신청하는 한편 계좌 수사를 서울로 이첩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피해자는 “그동안 피해 회복을 위해 울산경찰청 등에 자금 흐름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확인하지 못했다”며 “법무부에서도 범죄수익 환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만큼,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로 조속히 범죄수익을 환수해 실질적인 피해 구제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