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보건소 의료공백, ‘땜질식’ 대책만으론 안 된다

2026-07-26     강정원 논설실장

 울산 지역 각 구군 보건소의 의사 구인난이 한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울산 동구보건소의 경우 올해 초 상주 의사 2명이 잇따라 사직한 이후, 7차례나 임기제 의사 채용 공고를 냈음에도 적임자를 찾지 못해 극심한 진료 공백을 겪어왔다. 최근 기간제 의사 1명을 겨우 채용해 급한 불은 껐으나 남은 공백을 메우지 못하자, 결국 '지역보건의료서비스 업무대행 조례안'을 입법예고하며 개인사업자 형태의 업무대행 의사 제도 도입에 나섰다고 한다.

 앞서 울주군도 연봉 상향을 골자로 한 업무대행 조례를 통해 근무 조건과 처우를 현실화해 지난 2월 말 계약을 체결, 3월부터 남부통합보건지소에 전담 배치되어 정식 진료를 시작한 상황이다.

 지자체들이 조례까지 만들어가며 업무대행 방식에 목을 매는 심정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민간 의료 시장과의 현격한 임금 격차에 더해, 공중보건의 자원마저 급감하면서 지방 보건소는 그야말로 인력 고사 상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임기제 공무원 틀에 매여서는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계약 방식의 유연화와 처우 개선을 통해 민간 의사를 끌어오는 것은 당장 멈춰 선 보건소 진료실을 가동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업무대행 제도는 지자체 자체 재정을 대거 투입해 고액의 인건비를 보장해 주는 방식이어서, 가뜩이나 어려운 기초지자체의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단기 처방성 진료 인력 채용에 지자체 행정력과 예산이 집중되면 보건소 본연의 기능인 공공보건 및 지역사회 건강증진, 취약계층 돌봄이 소홀해질 수도 있다.

 지역 보건소의 의료 공백은 개별 지자체의 자구책이나 땜질식 대책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지방 보건소 필수 인력에 대한 국비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지방공무원 보수 규정의 유연한 적용과 함께 공중보건의 제도 전반을 수술대 위에 올려야 한다. 나아가 은퇴(시니어) 의사와 지역 보건소를 매칭하는 국비 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권역 공공병원과의 순회 진료 및 파견 시스템을 공고히 구축하는 등 공공의료 인력 수급의 근본적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는 지자체의 비상 대책을 방관하지 말고, 지속 가능한 공공의료 인력 확보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