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정년연장 vs 성과급 집중”…현대차 노조, 세대 갈등 ‘변수’

정년연장 두고 노조 내부 세대 간 의견 충돌 3040 조합원 “임금·성과급 협상 우선” 확산 노조, 정년연장 고수…29~31일 또 부분파업

2026-07-27     김귀임 기자
지난 21일 오후 8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잔디밭에서 진행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총파업 결의대회 모습.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제공
‘정년연장’을 둘러싼 현대자동차 노조 내부의 세대 간 노노 갈등이 올해 임금교섭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가 최장 64세 정년연장을 ‘필수’로 내걸고 파업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젊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임금과 성과급 등 실질적인 보상에 교섭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27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노조)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각조별 4시간씩 추가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가 임금교섭의 해임에도 정년연장 등 ‘별도요구안’이 노사 교섭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직무수당 인상 및 신설 등 ‘3가지’ 임금성 요구안을 회사에 내밀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한 최장 64세 정년연장, 해고자 원직 복직 등 12개의 별도요구안을 내놨다.

문제는 정년연장의 경우 조합원 모두에게 같은 이해관계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울산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에 가입된 생산직 근로자 가운데 올해부터 2032년까지 정년퇴직 예정자는 9,500여명에 달한다.

올해만 생산직 조합원 약 2,000여 명이 정년퇴직 대상인 것으로 추산되며, 매년 1,000명 이상의 퇴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정년퇴직한 조합원도 2,6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노조가 정년연장 논의를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에는 임금피크제를 연계한 정부의 정년연장 방안에 대한 반발이 깔려 있다. 현재 정부는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61세 임금을 10%, 62세 임금을 20% 낮추는 방식의 임금피크제 연계를 검토하고 있지만, 전국금속노조와 현대차 노조는 임금 삭감을 전제로 한 정년연장에는 반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부터 정년퇴직자를 일정 기간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는 ‘시니어 촉탁제’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조합원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3040세대 젊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정년연장보다 임금과 성과급 인상에 교섭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 현대차 조합원은 “파업 기조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지금은 의미 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다른 기업들의 성과급 사례와 요구 강도도 살펴보면서 임금성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년연장이 신규채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 같은 내부 갈등의 변수로 꼽힌다. 정년이 늘어나면 기존 인력의 고용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기업의 인력 운용과 신규 인력 채용 규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산업 전환 과정에서 청년층의 신규 일자리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세대 간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노조가 제시한 12개 별도요구안 가운데 신규 인원 충원과 미래산업 대비 고용안정, 통근버스 요금 조정 등 다수의 안건에서는 노사가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3가지 별도요구안만 노조 자체적으로 해결된다면, 언제든지 추가 임금성 제시를 하겠다고 밝혔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는 최근 담화문에서 “정년연장과 해고자 복직, 상여금 50% 인상(800%) 등 3가지 요구안을 노조가 자체적으로 정리한다면 얼마든지 교섭에 나서겠다”며 “임금교섭 취지와 맞지 않는 요구안은 수용이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노조 집행부는 ‘정년연장’은 필수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년연장 요구는 절대 철회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정년연장과 관련된 조합원 의견 수렴 등 관련 논의·검토 역시 계획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