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론] 울산 이야기를 풀어 낼 집 한 채

스토리텔링 담은 울산의 자연·역사 ‘흥미’ 지역 명소 곳곳 해설사 이야기 ‘귀에 쏙쏙’ 관광 활력 시동 복합생태관광센터 건립을

2026-07-27     이정학 울산생태관광활성화위원회 위원장·관광학박사
이정학 울산생태관광활성화위원회 위원장·관광학박사

울산 복합생태관광센터가 필요하다.

단순히 전시관 건물 하나 더 짓자는 말이 아니다. 울산이 어떻게 태어났고, 영남고봉의 산과 태화강, 회야강, 동천, 그리고 동구와 북구의 바다가 일본과 떨어지면서 어떤 이야기가 만들어졌는가? 이런 자연생태 역사를 지금까지 어떻게 지켜내고 가꾸어왔는가를 한자리에서 듣고, 보고, 느낄 수 있는 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지금 기후부 국비로 추진 중인 ‘울산 복합생태관광센터’가 바로 그 집이 되어야 한다.

태화강은 2013년 기후부로부터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네 차례 연속 재지정을 받았다. 2022년에는 아시아생태관광협회로부터 ‘국제생태관광챔피언상’을 받았고, 2024년에는 유네스코 생태수문학회에서 우리나라 최초로‘태화강’을 생태수문학 시범하천으로 지정했다. 이는 태화강이 하천을 생태적으로 관리·이용하는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인정 받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들을 담아낼 거점이 없다. 2019년 태화강에 있던 울산생태관광센터는 태화강국가정원 지정과 함께 국가정원지원센터로 역할을 바꿨다. 이후 생태관광을 아우를 공간은 사라졌지만, 우수생태관광지역으로 평가받을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 왔다. 이러한 성과는 기후부의 국비 지원에 선정됐고, 이제는 센터를 건립하는 일에만 몰두하면 된다.

당초 건립부지로 검토했던 선바위공원은 국가하천 관리에 따른 제방 축조와 도로 건설이 예정되면서 건립 후 활용성이 떨어지는 여건이 됐다. 다행스럽게도 울산의 꽃과 나무를 배우는 공간인 들꽃학습원 인근으로 부지를 옮기게 됐다. 이는 후퇴가 아니라 현실적인 전진이다.

부지가 정해지자 인근 주민들은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키즈카페와 책을 읽고 모임을 할 수 있는 북카페처럼 일상적으로 드나들 공간을 더 많이 넣어달라고 했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생태관광객만 찾는 시설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아이들과 편안하게 찾는 살아있는 공간이 될 수 있기에 이러한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방향으로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울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는 ‘태화강국가정원’이다.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면 더 많은 사람들이 울산을 찾게 될 것이다. 그러나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정원에서 멈추지 않는다. 다른 도시보다 체류시간이 길다는 조사 결과는 태화강국가정원을 시작으로 울산 곳곳의 자연유산을 함께 찾는 여행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른 반구천의 암각화를 시작으로, 강을 굽어보는 선바위와 지층이 휘어진 국수천 습곡, 입암리 공룡발자국화석, 대왕암공원 해안, 주전 포유암, 몽돌해변과 주상절리들을 나란히 놓으면 관광지 목록이 아니라 울산 탄생 연대기가 된다.

지각이 뒤틀리던 시기부터 공룡이 걷고, 바다가 물러나고, 강이 산을 깎아 물길을 냈다. 사람들이 바위에 고래를 새기고, 산업화의 흐름 속에서 공업도시가 들어선 뒤, 다시 시민의 힘으로 그 강을 되살려낸 이야기가 있다. 이는 태화강 물줄기가 써 내려 온 한편의 자연다큐멘터리다.

생태관광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다. 울산 자연 생태자원인 바위와 화석은 스스로 말하지 못한다. 이야기꾼 ‘해설사’가 있어야 한다. 좋은 이야기는 훈련된 사람들이 몸으로 익힌 것을 입으로 전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울산 해설사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고, 현장에서 답사한 경험을 나누며, 새로운 생태관광 이야기를 다듬어 갈 공간이 없다.

생태관광센터는 무엇보다 그들의 학교이자 작업실이 된다. 더욱이 들꽃학습원과 이웃한 입지라는 점은 무엇보다 큰 행운이다. 오랜 시간 꽃과 나무를 심고 기록해 온 공간과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옆에서 울산의 땅과 자연유산 이야기가 이어진다면 방문객은 한 공간에서 울산 전체의 자연 역사를 여행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빠뜨려서는 안 될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사람이다. 태화강을 되살린 주인공인 시민이다. 백로가 돌아온 대숲과 연어, 황어, 은어가 찾아오는 강, 떼까마귀와 독수리를 반갑게 맞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과 미래 세대에게 들려줄 울산만의 이야기들이다. 이제는 울산의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낼 집을 지을 때다. 빠르게, 그리고 반듯하게. 이정학 울산생태관광활성화위원회 위원장·관광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