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민주도형으로 변신, 서른번째 고래축제 기대된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는 울산고래축제가 패러다임의 일대전환을 선언했다. 어제 남구가 발표한 제30회 울산고래축제 실행추진계획에 따르면, 이번 축제는 관 중심의 ‘수동적 관람’과 분산·나열식 구성에서 과감히 벗어나 시민이 주도하고 몰입하는 ‘체류형·참여형 축제’로 전면 개편된다. 관행적인 허례허식을 덜어내고 시민과 지역사회에 무대를 돌려주겠다는 이번 변화시도는 매우 바람직하며 큰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축제의 꽃이라 불리는 ‘거리 퍼레이드’의 혁신이다. 그동안 14개 동 주민들이 의무적으로 동원되듯 참여하던 일방통행식 방식을 과감히 폐지했다. 대신 전문 퍼포머와 동호회, 일반 시민 등 1,000여명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장으로 거듭난다. 동원형 행사가 아닌 자율적 참여형 행사로의 전환이야말로 축제의 본래 의미를 되살리는 핵심 열쇠다. 일정 또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날 일요일 오후로 옮겨 집중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외형적 화려함 대신 축제의 내실을 기하고 지역 상생을 도모한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개·폐막식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인기 연예인을 초청하던 관행을 줄이고, 폐막식 무대를 울산지역 예술단체와 가수들에게 양보한 결정은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에 생기를 불어넣는 훌륭한 용단이다. 아울러 남구 지역 내 5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소상공인 전용 플리마켓 존’을 신설하여 축제의 결실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직접 이어지도록 설계한 점도 돋보인다.
접근성과 방문객 편의를 고려한 세심함도 눈길을 끈다. 관문인 태화강역 광장에서 사전 버스킹 공연으로 분위기를 돋우고, 셔틀버스를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환승형 웰컴 게이트’ 구상은 외지 관광객의 발길을 이끄는 실질적인 안내판이 될 것이다. 여기에 다목적구장에 조성될 대형 AI 체험존 등은 30주년이라는 역사적 상징성과 미래 비전을 동시에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무리 훌륭한 계획이라도 현장에서 완성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임현철 남구청장이 강조했듯, 23개 부서와 관계 기관은 부서 간 장벽을 허물고 촘촘한 행정 지원과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30년간 쌓아온 유산 위에 시민의 자율성과 지역 상생의 가치를 입힌 이번 울산고래축제가 명품 시민주도형 축제로 화려하게 도약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