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씩 나눈 정청래·김민석…선호투표제, 당권 가를까

민주 전대 충청 김-부울경 정 승 누적 표 차이 1211표 ‘초접전’ 권리당원 집중 호남·수도권 향배 과반 없으면 ‘선호투표제’ 적용 송영길 후보 지지층 표심 ‘변수’로

2026-08-03     백주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민석(왼쪽부터), 정청래, 송영길 당 대표 후보가 지난 2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첫 주 순회경선에서 정청래·김민석 후보가 1승씩 주고받으며 초박빙 승부를 펼쳤다. 누적 득표율 격차가 1%p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권리당원이 집중된 호남과 수도권 표심,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적용되는 선호투표제가 당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 후보는 충청과 부산·울산·경남 순회경선 누적 투표에서 5만5,518표를 얻어 득표율 45.51%를 기록했다.

김 후보는 5만4,307표, 44.52%로 뒤를 이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0.99%p, 표 차이는 1,211표에 불과하다. 송영길 후보는 1만2,156표를 얻어 9.97%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김 후보가 지난 1일 충청권 경선에서 45.05%를 얻어 44.61%를 기록한 정 후보를 0.44%p 차이로 눌렀다. 정 후보의 고향인 충청에서 김 후보가 예상을 깨고 신승을 거둔 것이다.

반면 정 후보는 다음 날 열린 부산·울산·경남 경선에서 46.65%를 얻어 43.85%에 그친 김 후보를 2.8%p 차이로 제치며 곧바로 반격에 성공했다.

김 후보는 충청권 경선 결과 발표 뒤 “변화에 대한 기대, 혁신에 대한 요구를 당원·국민이 보여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는 부울경 경선 직후 “노무현 대통령이 이인제를 이겼듯 정청래가 김민석을 이길 것”이라며 역전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첫 주 순회경선이 사실상 무승부로 끝나면서 두 후보는 권리당원이 대거 몰린 호남과 수도권 공략에 사활을 걸고있다.

호남에는 전체 권리당원의 30% 이상이, 수도권에는 약 40%가 분포해 있. 특히 호남은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경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혀 두 후보 모두 이곳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해야 전체 경선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적용되는 선호투표제도 주요 변수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유권자는 세 후보를 1순위부터 3순위까지 선택한다. 1순위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1순위로 찍은 유권자의 2순위 표를 나머지 두 후보에게 배분해 최종 당선자를 결정한다.

현재 구도가 이어질 경우 송 후보 지지층의 2순위 선택이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있다.

김 후보와 송 후보가 정 후보를 상대로 각을 세워온 만큼 송 후보 지지층의 2순위 표가 김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후보로서는 호남과 수도권에서 과반에 가까운 득표를 확보해 선호투표제 적용 가능성 자체를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

후보들은 2주 차 순회경선을 앞두고 지역별 당심 공략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각기 다른 메시지로 차별화에 나섰다.

김 후보는 3일 전북 전주와 광주를 잇달아 찾아 당원 표심을 공략했다. 전주 농수산물도매시장과 전주역, 남부시장을 방문한 뒤 전주와 광주에서 당원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김 후보는 “명청대전이라는 갈등이 한 달만 더 계속되면 대통령과 국정 방향이 흔들리고 ‘전북 현대차 메가 프로젝트’가 흔들릴 것”이라며 “우리는 대통령의 국정을 확실하게 지원할 당대표, 다음 총선에 승리할 수 있는 당대표, 든든한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다음 경선 지역인 강원을 찾아 김 후보의 과거 정치 행보를 문제 삼으며 공세를 이어갔다.

정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니 흔들고, 결국 김 후보 같은 사람이 정몽준으로 배신하고 날아갔다.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 배신하고, 의리를 지키면 계속 의리를 지킨다”며 “당대표가 되면 신천지 의혹 제기로 당을 위험에 빠트린 김 후보의 윤리 감찰을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는 전남·광주 지역을 돌며 정책·비전 경쟁을 부각했다.

송 후보는 “정 후보와 김 후보가 맨날 서로 비난하는데 내가 그나마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며 “내가 나와서 민주당 전당대회의 중심과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오는 8∼9일 제주·인천과 강원·대구·경북 순회경선을 이어간다. 이후 호남과 수도권 경선이 차례로 예정돼 있어 초박빙 구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