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복류수 실증 ‘성과’…울산 맑은물 해법 단초 되나

TOC 기준 안동댐 준하는 수질…조류독소·탁도 개선 대구 대체취수원 확보땐 운문댐 물 공급 여지 확대 반구대 암각화 보존·지역 식수 확보 문제 긍정 기류 갈수기 수량 확보·수질 안정·경제성 검증 ‘남은 과제’

2026-08-04     김준형 기자
대구 낙동강 복류수 실증에서 안동댐 수준의 수질이 확인되며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맑은 물 확보 해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강정고령보 인근 낙동강. 연합뉴스
대구의 먹는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낙동강 복류수 초기 실증에서 안동댐에 준하는 수질이 확인되면서,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맑은 물 확보 해법의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복류수를 비롯한 대구의 대체취수원 방안이 확정될 경우 운문댐 물을 울산에 공급하는 방안에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취수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충분한 수량과 장기적인 수질 안정성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대구 달성군 문산정수장 복류수 실증 시설을 가동한 뒤 약 한 달간 실험한 결과, 수질이 뚜렷하게 개선돼 총유기탄소(TOC) 기준 안동댐 수준에 준하는 수질(1b 등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재층을 거친 물은 낙동강 하천수보다 총유기탄소(TOC)가 33~42%, 총인(T-P)이 66~69% 개선됐고, 여름철 낙동강 수질 관리의 주요 항목인 조류독소(마이크로시스틴-LR)는 82~86%, 탁도는 89~95% 낮아졌다.

복류수는 하천수가 강바닥 아래 모래와 자갈층을 통과하면서 자연적으로 여과된 물이다. 하천 표면의 물을 곧바로 취수하는 방식보다 탁도와 유기물질·조류독소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대구 취수원 문제의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번 실증 결과는 대구만의 물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대구가 복류수 등 대체취수원을 통해 안정적인 물 공급 방안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울산의 운문댐 물 공급 문제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반구대 암각화의 반복적인 침수를 막기 위해 사연댐 수위를 낮춰야 하지만, 사연댐이 시민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주요 식수원이라는 점 때문에 암각화 보존과 물 확보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 상류 저수구역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사연댐은 수위 조절용 수문이 없는 자연월류형 댐이어서 집중호우 때 갑자기 늘어난 물을 신속하게 방류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암각화가 물에 잠겼다가 다시 드러나는 일이 반복되면서 훼손 우려가 이어져 왔다.

정부는 사연댐에 수문 3개를 설치해 평상시 수위를 암각화보다 낮게 유지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문이 설치되면 집중호우 때도 신속하게 물을 방류해 암각화 침수를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수문 설치 이후 사연댐 수위를 낮게 유지하면 울산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도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하루 4만9,000t가량이 더 필요한 것으로 분석돼, 암각화 보존을 위해서는 이를 대신할 대체수원을 확보해야 한다.

당초 정부가 마련한 대안은 경북 청도 운문댐 물을 관로 건설을 통해 울산으로 공급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운문댐은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의 주요 식수원으로 사용되고 있어 대구의 대체취수원 확보가 선행돼야 울산 공급 물량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

정부가 대구에서 진행하는 복류수 실증실험이 울산에도 중요한 이유다. 복류수가 충분한 수질과 수량을 갖춘 대구의 취수원으로 채택되면 운문댐 물 일부를 울산에 배분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대규모 취수에 필요한 수량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울산의 대체수원 계획도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 달간 진행된 이번 실험만으로 복류수의 대규모 활용 가능성이 최종 확인된 것은 아니다.

현재 실증시설은 하루 30t 이상의 낙동강 물을 여과하는 시험 규모다. 도시 취수원으로 활용하려면 하루 수만t 이상의 물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와 갈수기 수량·시설 설치비·유지관리 비용 등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

기후부는 물 분야 전문가와 대구시·정부 관계자 등 10명으로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고 매달 실증 결과를 점검할 계획이다. 운영 유량을 늘리거나 모래와 자갈 등 여재층 구성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의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2027년 8월까지 진행될 예정이어서 복류수의 대규모 취수 가능성과 경제성에 대한 최종 판단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대구의 복류수 실증 결과 수질 개선 효과를 보여 울산의 물 확보에도 일단은 긍정적”이라며 “문제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충분한 복류수 수량을 확보할 수 있느냐인데, 내년 하반기 정도는 돼야 결과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