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직접·보완수사권 폐지 확정…이 대통령 “경찰 권한 집중 우려”

10월부터 검찰 직접수사 종료…공소청 체제 전환 경찰이 사실상 1차 수사 중심기관으로 부상 대통령, 경찰 권한 확대 따른 고강도 내부개혁 요구

2026-08-04     백주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 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오는 10월부터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경찰에 권한이 집중되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강도 높은 자체 개혁과 통제 장치 마련을 주문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을 의결했다. 대통령 서명과 관보 게재 절차를 거치면 개정법은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법 시행과 함께 검찰청은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한다. 검사는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없으며,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사건 수사를 맡게 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고소·고발은 경찰이 접수하고, 공소청에 직접 고소·고발장을 제출해 수사를 요구할 수 없게 된다.

경찰은 고소·고발 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사도 3개월 안에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해 수사 착수부터 기소까지 사건 처리 기한은 원칙적으로 6개월로 제한된다.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피의자나 참고인을 직접 조사하거나 증거를 수집하는 보완수사는 할 수 없다.

경찰은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뒤 1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결과를 검사에게 알려야 한다. 필요한 경우 수사 기간을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경찰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건을 불송치한 경우에는 고소인과 피해자 등이 3개월 이내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무고죄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어 범죄 피해자에 준하는 고발인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에서 이의신청이 가능하다.

경찰 수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6개월 이상 지연되거나 위법·부당하게 이뤄진 경우에는 수사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고소인 등이 필요한 수사 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하거나 검사와 면담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절차도 새로 마련됐다.

경찰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할 때는 수사 과정에서 작성하거나 확보한 자료의 목록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수사기관이 만든 서류와 증거물의 작성·보관·처리 과정도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시간 순서대로 기록하도록 했다.

검사가 사건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의문이 생기면 피의자나 피해자 등 사건 관계자를 만나거나 서면으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나온 진술은 법정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정부·여당은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노인학대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의 경우 경찰이 송치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모두 검사에게 넘기도록 하는 추가 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권 폐지로 경찰 권한이 크게 확대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이제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과연 앞으로 안전할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경찰이 커진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마음의 자세가 돼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도 변호사를 오랜 세월 했지만, 검찰은 물론이고 경찰 수사도 못 믿겠더라”며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거나, 반대로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돼 감옥에 가는 경우도 있더라”고 말했다.

수사 비위를 저지른 경찰관에 대한 징계 강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에 관한 비리를 저질러도 정직 몇 개월, 감봉 몇 개월 징계하고 자신들은 ‘중징계’라고 분류하더라”며 “최소한 해임 혹은 파면을 하거나, 영구적으로 수사를 못 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는 “어떤 것이 절대 진리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제도 시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경찰에 대한 공격, 감시, 견제가 매우 높아질 것”이라며 “이는 나쁜 게 아니다. 잘하라고 하는 것이니 미리 충분히 대비하고 높은 책임감과 윤리 의식으로 철저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걱정이 많지만 사람이 만든 문제는 사람이 또 해결할 수 있다”며 “문제가 있으면 보완하고 채우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