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페인트 창고 화재 합동감식…지게차 진입 1분 만에 ‘화마’

경찰 등 4개 기관, 발화 원인 집중 조사 5명 사상…위험물 규제 사각지대 논란 소방, 주택가 인근 사업장 59곳 긴급 점검 인화물질 종류·유증기 여부 등 원인 규명

2026-08-04     심현욱 기자
4일 울산 남구의 한 페인트 업체 자재 창고 화재현장에서 울산경찰청, 울산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산업안전공단 등 기관 관계자가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최지원 기자

인근 거주민 1명이 숨지는 등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울산 남구 삼산동 페인트 창고시설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합동감식이 4일 진행됐다. 아울러 소방당국은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해 주택가 인근 페인트 취급사업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울산경찰청, 울산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산업안전공단 등 4개 기관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가량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감식팀은 건물이 붕괴된 현장 상황을 고려해 전반적인 화재 진행 방식을 살핀 가운데, 지게차 작업과 화재 연관성을 비중 있게 들여다봤다.

경찰 관계자는 “CCTV 확인 결과, 지게차가 창고에 진입하고 1분도 지나지 않아 불이 났다”며 “지게차 장비 자체에 대한 정밀 감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적재된 페인트 등 인화 물질의 종류와 유증기 발생 여부 등도 살펴봤다.

구체적인 화재 원인과 위법성 여부를 밝혀내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설이 모두 타버려 페인트 등 구체적인 보관 수량을 파악하기 힘든 데다, 창고 관계자 역시 중상을 입고 병원 치료 중인 상태로 당장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현장 잔해물을 제거한 뒤 추가 감식 진행 여부를 결정하고, 추후 관계자 조사를 통해 위법성 등을 따져볼 계획이다.

이번 화재로 지정수량(1,000ℓ) 미만의 페인트류를 저장·취급하는 사업장의 경우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설치 허가 대상에서 제외돼 주택가 안전거리 확보 등 위험물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관련 시설 긴급 점검도 추진됐다.

울산소방본부는 구·군,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이날부터 지역 주택가 인근의 페인트류 취급 사업장 59개소를 대상으로 위험물 저장·취급, 불법 건축물, 유해화학물질 취급 등에 대한 관련 법령 준수 여부를 조사한다.

주택가와 인접한 사업장의 페인트류 및 위험물 의심 물질 저장·취급 실태 등을 전수 점검하고 화재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며, 위법 사항이 적발될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입건, 과태료 부과 등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김용수 울산소방본부장은 “이번 화재로 시민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라며 “주택가 주변 인화성 물질 취급 사업장의 안전 사각지대를 면밀히 살피고 철저히 조사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8시 20분께 발생한 이 화재는 창고 내부의 인화물질로 삽시간에 확대돼 주변 다가구 주택 등으로 불이 옮겨붙었다.

이 불로 창고 옆 빌라 3층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이 숨지고, 창고 관계자 60대 남성은 중상을 입었다. 빌라 주민 3명도 다쳐 치료를 받고 귀가 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