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부산 찍고 울산으로…‘초광역 관광 전략’ 세워야
[울산 외국인 관광객 300만 시대…손님맞이 준비됐나(상)] 부산 외국인 관광객 증가…울산 관광에도 기회 울산 숙소 검색 109% ↑…‘영남 N차 여행’ 확산 반구천의 암각화·태화강 연계 체류형 전략 필요
대한민국 외국인 관광지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정부는 방한 외래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목표로 부산·울산·경남을 하나의 메가 관광권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인근 도시까지 여행하는 이른바 ‘영남 N차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유산 반구천의 암각화 등 다른 도시 못지 않은 관광자원을 지닌 울산에도 분명 기회다. 이들을 울산으로 유입시켜 머물게 하는 울산만의 전략이 필요한 때다. 편집자 주
올해 1~4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증하며 147만명을 기록했다. 이중 대만 관광객만 29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들 사이에서 부산을 다녀온 뒤 다시 찾고 싶어 하는 이른바 ‘부산병’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364만여명으로 전에 없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부산을 거점으로 한 한국 관광이 새로운 여행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 울산도 이 같은 흐름에 영향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디지털 여행 플랫폼 아고다가 최근 공개한 숙소 검색 데이터를 보면 대만 여행객이 가장 많이 검색한 국내 여행지는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들 찾는 서울, 부산, 제주 순이었다.
반면 검색 증가율은 김해가 전년 대비 284%로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고, 울산이 109%로 두번째를 차지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국제공항이 있는 김해의 검색량이 증가한 것은 접근성에서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지만, 다소 거리가 있는 울산의 숙소 검색량이 두배 늘었다는 것은 관광객 유입 측면에서 유의미한 효과이고 울산 관광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수 있는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관광객을 비롯해 업무 등으로 울산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관광객을 포함한 올해 울산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109만1917명으로 전년 동기 102만9,779명 대비 6%가량 증가했다. 지난 2024년은 326만7,429명, 2025년 344만2,959명으로 5%가량 늘었다.
국제공항이 없는 울산에선 부산처럼 외국인 관광객 수만 추린 통계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방문 증가 수치가 관광객 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울산으로 향하는 외국인의 발길이 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관광 전문가들은 지금이 울산 관광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시기로 진단한다. 부산은 국제선 노선 회복과 크루즈 입항 증가, K-콘텐츠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이처럼 부산으로 유입되는 관광객을 울산과 연계해 끌어오는 초광역 관광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본 오사카를 찾은 관광객이 교토·고베·나라를 함께 여행하듯 부산을 동남권의 관문으로 삼아 울산까지 여행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부산의 공항·항만 접근성에 울산의 세계유산·자연·생태관광을 더하면 개별 도시가 각자 관광객을 유치할 때보다 훨씬 다채로운 여행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부 역시 부산·울산·경남 메가관광권을 통해 권역별 관광을 육성하고 있다. 권역별 관광자원을 연계한 초광역 관광벨트를 구축하고, AI 기반 관광서비스와 체류형 콘텐츠를 집중 지원해 외국인 관광객이 지역에 머물며 소비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부산이 국제관광의 관문 역할을 하고, 울산은 세계유산과 산업관광, 생태관광을 결합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를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를 시작으로 태화강국가정원과 장생포, 영남알프스를 하나의 여행으로 연결하고, 야간관광과 숙박, 먹거리까지 이어지는 체류형 관광도시로 변해야 한다.
현재 울산시는 메가 관광권 동남권 후보도시 제안서 제출을 위해 부산·경남 등과 협의를 진행중이다.
‘부산 관광의 풍선효과’를 일시적인 관심이나 단순 방문 증가에 그칠 것인지, ‘잿빛 공장지대’가 아니라 울산만의 매력을 내세운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해 관광도시로 나아갈 것인지는 앞으로 울산시의 전략 수립과 부산과의 공동대응 등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