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특혜 대가로 ‘뇌물’…전 울산연구원 간부 ‘실형’
수년간 금품·차량 등 각종 뇌물 수수 특정 업체, 18억여 원 규모 수주 법원 “공정성 훼손 중대…징역 4년”
2026-08-05 정수진 기자
울산지법 제11형사부(박동규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된 전 울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자 전 울산빅데이터센터장 A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4,500만원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또 배우자 명의로 수수한 3,740만원을 추징하고, 뇌물로 받은 물품 등은 몰수했다.
뇌물공여와 업무상횡령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지역 소프트웨어 업체 대표 B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A씨와 B씨의 유착은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됐다.
B씨는 업체가 법인으로 전환된 이후 울산연구원 위탁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A씨에게 마사지와 골프 접대를 제공하며 친분을 쌓았다.
이후 A씨는 2019년 6월부터 2024년 5월까지 B씨로부터 513만원 상당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골프용품 등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대가로 A씨는 B씨에게 위탁사업 입찰 일정을 미리 알려주거나 지역 제한 등 경쟁업체에 불리한 조건을 설정했다. 또 B씨에게 유리한 평가위원을 선정하고 경쟁업체 평가점수와 외부 심사위원 명단까지 알려주는 등 입찰 과정에서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이 기간 B씨 회사는 울산연구원이 발주한 15개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고, 계약 규모는 18억7,721만원에 달했다.
A씨가 2021년 울산빅데이터센터장으로 재임한 이후에는 범행 수법도 더욱 대담해졌다.
B씨는 A씨 배우자 C씨를 회사의 허위 직원으로 등록한 급여를 지급하거나 법인 차량을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뇌물을 공여했다.
또 허위 직원 등재 및 급여 지급 과정에서 위 회사의 자금을 횡령했다.
B씨 회사가 C씨에게 급여 명목으로 돈을 송금하면 A씨가 일부 금액을 B씨 개인 계좌로 돌려주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수법으로 B씨는 4년간 1억928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A씨 부부는 차액인 3,741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과정에서는 두 사람의 휴대전화 대화도 증거로 제시됐다. A씨가 “내년 월급 올려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B씨는 “예산 좀 따줘요”, “이번에 과제 하나 되면 급여 올려줄게요”라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는 B씨에게 차량을 요구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B씨는 회사 명의의 고급 승용차를 제공했다.
A씨는 약 2년 동안 해당 차량을 이용하면서 사용료 명목으로 250만원만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재판부는 차량 리스계약의 처분권이 A씨에게 없었던 점을 고려해 리스료와 보험료 상당액은 뇌물액에서 제외하고, 차량을 사실상 무상으로 이용한 무형의 이익만 뇌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는 공공기관 직무를 수행하는 자에게 요구되는 청렴성과 공정성을 저버리고 연구원에 대한 신뢰와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했다”며 “B씨 역시 A씨와 유착관계를 형성해 각종 특혜를 받은 만큼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요구에 따른 측면이 있었고 횡령금을 모두 회사에 상환해 피해는 회복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