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양성자치료센터’ 제동…의료 불균형 어쩌나

2026-08-06     강정원 논설실장

 

‘꿈의 암 치료’로 불리며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의 핵심 과제로 추진되던 울산 양성자치료센터 건립 사업이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는 소식이다. 보건복지부가 개별 대형 의료시설 및 장비 도입에 대한 단독 지원 방식 대신 권역책임의료기관 중심의 시설·장비 첨단화 사업으로 예산 지원 기조를 전면 개편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울산시가 추진하던 1,000억 원대 관련 국비 확보가 차질을 빚게 되었고, 울산대병원 역시 자체 재정 부담으로 단독 추진이 불가능한 처지에 놓였다. 수도권 원정 진료를 줄이고 동남권 암 치료 거점으로 도약하려던 지역 사회의 염원이 또다시 표류하게 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울산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암 발생률에 비해 상급종합병원이 단 한 곳에 불과할 정도로 중증 의료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시다. 매년 수많은 암 환자와 가족들이 치료를 위해 수도권으로 원정길에 오르며 막대한 재정적·육체적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지역 내에서 중증 암 치료를 완결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 양성자치료센터 건립 구상이다. 시 자체 용역을 통해 타당성까지 검증받은 숙원 사업이 복지부의 일률적인 정책 변화로 인해 기약 없는 ‘장기 과제’로 밀려나는 상황을 울산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정책 지연으로 인한 지역 간 의료 격차의 가중이다. 정부 지원책을 발판 삼아 대구·경북 등 타 지자체 및 의료기관들이 앞다투어 양성자치료기 도입에 나서면서, 울산은 또다시 의료 소외 지역으로 남겨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정부의 의료개혁 기조가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에 있다면, 지자체별 고유한 의료 현실과 중증 질환 대응 수요를 섬세하게 반영해야 마땅하다. 단지 개별 사업 지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울산의 정밀 방사선 암 치료 거점 확보 열망을 잘라버리는 것은 지역 완결형 의료 정책의 본래 취지와도 모순된다.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은 이번 사태를 단순히 ‘장기 과제’로 치부하고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국비 지원의 예외적 통로를 모색하거나 특단적 대안을 도출해야 한다. 정부 역시 일률적인 지원 잣대에서 벗어나 지역 특수성에 맞춘 전향적인 예산 지원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