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치고 불 피우고…울산 강동 주상절리 ‘무법 캠핑’ 몸살

자연유산 반경 1㎞에 텐트 40여 동…버너·숯까지 등장 ‘캠핑 금지’ 현수막, 법적 근거 부족에 ‘삼가’로 문구 완화 SNS엔 ‘취사 가능 캠핑 명당’…주민 “쓰레기·불씨 피해”

2026-08-09     김귀임 기자
8일 찾은 북구 강동화암 주상절리 일원. 주상절리 인근으로 야영을 위한 텐트가 쳐져 있다. 김귀임 기자
‘문화유산 보호구역, 캠핑 행위를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여름 피서철인 8일, 울산 북구 강동화암 주상절리 일대의 풍경은 이 같은 안내가 무색했다.

이날 주상절리를 따라 반경 1㎞ 안에 약 40여 동 형형색색의 텐트가 줄지어 들어섰다. 일부 텐트 입구에는 라면을 끓이기 위한 버너와 숯 등 취사도구도 버젓이 자리 잡았다.

‘하지 말아 달라’는 안내문과 ‘그래도 즐기겠다’는 피서객들이 한 공간에 자리한 모습이다.

이 풍경은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반복되지만, 뾰족한 해법은 아직이다.

8일 강동화암 주상절리 일대에 쓰레기 무단투기, 야영, 취사 행위를 삼가해달라는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김귀임 기자
오히려 북구는 지난달 10일 주상절리 일대 현수막을 기존 ‘금지’가 아닌 ‘삼가’로 수위를 낮춰 모두 교체했다. 문화유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캠핑이나 취사 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문화유산법)을 살펴보면 취사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다만 쓰레기 무단투기와 캠핑 행위로 문화유산이 훼손됐을 때 같은 법에 의해 행정처분 등이 가능하다.

이런 법적 한계 속에 주상절리 일대는 어느새 ‘캠핑 명당’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강동 주상절리를 검색해 보면, ‘취사도 가능하다’며 추천하는 글도 잇따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동화암 주상절리 일대 취사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달려 있다.
반면 인근 주민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한영(67) 씨는 “오는 사람들은 안내문 보고도 모른척한다”라며 “텐트를 치고 취사까지 하면 쓰레기가 곳곳에서 나뒹군다. 어떤 사람은 불 피우고 그대로 덮어둔 채 떠나기도 한다. 그걸 치우는 건 결국 우리 주민들”이라고 호소했다.

북구는 현재 최대 주 2회 현장 단속과 계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뿐이다.

북구 관계자는 “법적으로 금지라는 표현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현장에서 ‘치워달라’고 주의를 주는 방법 뿐”이라며 “문화유산 보존과 피서객의 편의 사이에서 해마다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강동화암 주상절리는 약 2,000만년 전인 신생대 제3기에 분출한 현무암질 용암이 냉각되면서 만들어졌다. 화암마을 해안을 따라 200m에 걸쳐 펼쳐져 있으며, 울산광역시 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