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번 ‘삐삐’…계속 울리는 울산 재난문자 ‘피로주의보’

폭염·화재·물놀이 주의 반복 “이젠 읽지도 않고 삭제” 잦은 알림에 효과 저하 우려 시, 중복 줄이려 일괄 발송 “재난 위험 알림은 불가피”

2026-08-09     윤병집 기자
지난 8일 소방청이 발송한 폭염 속 전기화재 예빵 전자 기기 사용 유의 안전문자. 이날 같은 내용의 문자가 오후 1시 50분, 오후 7시 30분 두 차례 전달됐고, 울산시, 울주군, 행안부 등에서도 보내 울산 시민들은 하루에만 6건의 안전문자를 받았다.
울산에 폭염특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관련 긴급재난안전문자가 반복적으로 발송되자 시민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 비슷한 내용의 문자가 도착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재난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보다 오히려 무디게 만든단 지적이 나온다.

9일 행정안전부 공공 플랫폼 국민안전24에 따르면 지난 8일 울산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하루 동안 발송된 긴급재난안전문자은 6건으로 확인됐다.

이날 물놀이 안전사고 주의와 예방을 알리는 내용으로 오전 10시 2분에 울산시가, 오후 1시 31분 행정안전부가 총 두 차례 문자를 보냈다. 또 소방청이 폭염으로 인한 전기화재 예방 문자를 오후 1시 50분, 오후 7시 30분 두 차례 보냈고, 울주군에서 오후 1시에 폭염 건강 유의 문자를 전했다.

울산은 지난달 중순부터 폭염특보가 23일째 이어지면서 울산시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기상청 등이 폭염에 따른 건강관리와 야외활동 자제 등을 당부하는 문자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르면서 소방청 등의 화재 예방 관련 안전문자까지 더해졌다.

특히 폭염 관련 문자의 상당수가 ‘야외활동을 자제해 달라’, ‘물을 자주 마셔달라’, ‘온열질환에 유의해 달라’는 등 주의와 예방을 당부하는 등 비슷한 내용의 안전문자가 수차례 반복되자 일부 시민들은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삭제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포털사이트에서 ‘긴급재난안전문자’를 검색하면 ‘차단’이 연관 검색어 상단에 등장할 정도로 반복적인 재난문자에 대한 피로감은 전국적으로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 시민은 “폭염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비슷한 내용의 문자가 계속 오다 보니 나중에는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넘기게 된다”라며 “정말 위험한 상황이나 시민들이 즉시 행동해야 하는 내용 위주로 보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지자체 입장에서는 폭염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위험성을 알릴 필요가 있고, 문자로 보낼 수 있는 글자 수에도 한계가 있어 세부적인 내용을 담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초자치단체에서도 각각 안전문자를 보내면서 같은 내용의 문자가 여러 차례 발송돼 지금보다 더 난잡한 측면이 있었다”라며 “최근 협의를 통해 관련 문자를 시에서 일괄적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조정해 그나마 나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자 특성상 80자 정도로 내용이 제한돼 있어 세부적인 내용을 모두 담기에는 불가피한 부분도 있다”라며 “폭염 등 재난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위험성을 알리고 주의를 당부하는 차원에서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