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각료들이 다퉈야 국민이 안 싸워”…정책 논쟁 주문
‘52시간제 예외’ 등 부처 이견 노출에 “부처 간 이견 당연” 노란봉투법 쟁의 기준 명확화 주문…경찰엔 수사 대책 지시 세법개정안 수정 가능성 “국민 의견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
2026-08-11 백주희 기자
최근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과 수사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놓고 부처 간 엇박자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충분히 논의한 뒤 정부의 최종 입장을 정하는 것이 정상적인 정책 결정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국정 운영과 관련해 부처 간 엇박자나 충돌이라는 의견들이 가끔 있더라”며 “갑론을박하고 논쟁해 조정하고 결국 일정한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가장 민주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합리적 논쟁을 통해 입장을 하나로 조율해 가는 것을 민주적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라며 “현안에 대해 부처가 다른 의견을 가진 것 자체가 문제인 것처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 “저의 뜻은 논쟁하라는 것”이라며 “각료들이 다투지 않으면 입장이 다른 국민들이 싸우게 된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업인과 노동자가 싸우지 않게 기업 입장을 대표하는 산업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노동자를 대변하는 노동부가 정책을 두고 치열하게 논쟁해야 현장에서 덜 다툰다”라고 덧붙였다.
노동 현안과 관련해서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의 쟁의 대상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할 것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노란봉투법에 의한 쟁의 대상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규정으로 안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있더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이 행정 해석을 통해 관련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해석과 지침은 다르다. 해석은 그냥 의견일 뿐”이라며 “해석과 법률이 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상 결정에 대한 쟁의 가능 여부 등을 거론하며 “명백한 것들은 기준을 좀 명시해달라는 요구가 있는데, 그건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주장이니 적극적으로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검찰 수사 기능 조정 이후 경찰의 역할과 책임이 커진 데 대해서는 국민 우려를 해소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에 국민들이 걱정을 많이 하시는 부분이 수사 문제”라며 “어쨌든 경찰의 책임이 많이 커지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범죄 피해가 확대되지 않을지, 또는 ‘범죄 피해의 구제나 진상규명, 범인 체포나 처벌 등이 잘 돼야 할 텐데’ 하는 그런 걱정들을 많이 하신다”라며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일반 범죄 피해에 대한 대응과 국민 우려 해소 방안을 정리해 적절한 시기에 보고하라고 했다.
정부 세법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여론 수렴 과정에서 수정·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세제 개편안을 수정·보완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일각에서 일관성 부족을 지적하는 데 대해 이 대통령은 “안을 발표하고 입법 예고를 해 국민 의견을 듣는 것”이라며 “반론이 있으면 반론을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지, 한번 결정했으니 그대로 ‘고’(go) 하는 것이 일관성이 있는 거냐.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구 부총리가 입법예고 기간 국민 의견을 수렴해 정부안을 수정한 뒤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세금 만지는 사람은 (세법을) 바꾸면 반드시 욕을 먹게 돼 있다”라며 “바꿔서 혜택을 보는 쪽은 가만히 있고 바꿔서 부담이 늘어나는 쪽은 엄청나게 반감을 가지게 돼 있으니 무조건 기어서 다니시라”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