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삼산 상권, 지속성 가지려면 청년·문화가 관건

2026-08-11     강정원 논설실장

 울산 최대의 상권인 남구 삼산동이 지역 내에서 독보적인 소비력을 갖춘 ‘고구매력 상권’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최근 발간된 ‘2026 KB상권활성화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삼산 상권의 평균 객단가는 10만7,000원으로 울산 전체 평균(7만2,000원)보다 48.6%나 높았다. 구매력이 높은 회원 지수 역시 지역 평균을 훌륭히 상회했다. 전국적으로 인구 감소와 내수 침체로 지방 상권이 전반적인 위기를 겪는 와중에 거둔 이러한 성과는 산업도시 울산이 가진 특수한 저력을 잘 보여준다.

 삼산 상권의 압도적 구매력은 울산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분야의 대기업 및 협력업체 종사자들이 형성한 든든한 소득 기반에서 비롯된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마주 보는 유일한 지방 상권이자 메디컬 스트리트, 유흥·외식 시설, 광역 교통망(고속·시외버스터미널, 태화강역)까지 완비돼 있어 높은 소득이 고스란히 프리미엄 소비로 이어지고, 경주 등 인근 지역의 수요까지 흡수하는 광역 상권으로서의 기틀도 확고한 구조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수치 뒤에는 울산 지역 경제와 삼산 상권 자체가 해결해야 할 구조적 과제와 그늘이 짙게 깔려 있다. 무엇보다 울산 내부의 상권 양극화 문제다. 삼산으로의 소비 쏠림 현상이 심화할수록 중구 성남동, 동구 일산동 등 과거 지역 경제를 받치던 기존 거점 상권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체류형 청년 문화'와 ‘독자적 콘텐츠'의 부재도 과제다. 보고서가 지적했듯 삼산은 가격 구애 없이 소비하는 ‘하이엔드 소비’ 경향이 강하지만, 청년층이 오랫동안 머물며 즐길 만한 로컬 문화 콘텐츠는 턱없이 부족하다. 부산의 전포 카페거리나 대구의 동성로처럼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 체류하고 문화적 활력을 생산하는 공간으로 발전하지 못한다면, 단순히 ‘돈을 쓰러 잠깐 들르는 상권’에 그치게 된다.

  울산 삼산 상권이 보여준 높은 구매력은 분명히 가치 있는 자산이다. 하지만 단시일의 높은 객단가에 안주한다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 '문화와 체류의 공간'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일이 그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삼산 상권이 지역의 대표 명품 상권으로 뿌리내리도록 지역 사회의 지혜를 모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