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출간’ 울산 문인 3인, 신앙부터 상실·세월까지의 삶을 쓰다

등단 60년 양왕용, 생태·신앙·가족 아우른 시 75편 정영숙, 상실과 아픔 지나 ‘걷는 삶’에서 건져낸 44편의 수필 곽종희, 세월이 새긴 ‘나이테’ 통해 상처·기억·늙어감 성찰

2026-08-12     고은정 기자
지역 문인들의 신간이 잇따라 출간됐다. 양왕용 시인은 등단 60년의 문학 여정을 담은 시집 『땅의 노래, 소금과 빛으로』를 펴냈고, 곽종희 시인은 시간의 흔적과 삶의 성찰을 담은 두 번째 시조집 『나이테의 조언』을 선보였다. 정영숙 수필가는 ‘걷다’를 테마로 한 세 번째 수필집 『길 위에서』를 통해 아픔을 지나 한층 숙성된 삶의 시선을 전한다.

◆생태·신앙·가족의 시편에 담은 시인 생애

양왕용 시인, 시집 『땅의 노래, 소금과 빛으로』

땅의 노래, 소금과 빛으로
양왕용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을 역임한 양왕용 시인이 등단 60년을 기념하는 시집 『땅의 노래, 소금과 빛으로』(도서출판 작가마을)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1965~66년 경북대 재학 시절 김춘수 시인의 추천으로 『시문학』을 통해 등단한 양 시인의 문학 여정을 기념하는 책이다. 시집에는 시인의 종교적 바탕을 배경으로 한 시 75편이 담겼다.

시집은 1부 ‘땅의 노래’에는 지상의 영혼을 주제로 한 시 16편이, 2부 ‘소금으로, 그리고 빛으로’에는 종교적 신념을 담은 시 44편이 실렸다. 3부 ‘할아버지 학교 다녀옵니다’에는 가족을 중심 소재로 한 시 15편이 수록됐다.

양 시인은 ‘책 머리에’에서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를 주제로 한 생태시, 산상수훈을 바탕으로 한 시편, 가족과 현실 문제를 다룬 시편을 한 권으로 묶게 됐다고 밝혔다.

박남훈 문학평론가는 서평에서 양 시인을 “이 시대 진정한 복음주의 시인”으로 평하며, 그의 시가 개인의 신앙에 머물지 않고 현실 속에서 말씀에 근거한 삶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를 고뇌한다고 밝혔다.

양왕용 시인은 1943년 경남 남해군에서 태어나 경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와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부산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 명예교수로 있다. 190쪽, 정가 2만원.

길 위에서
정영숙
◆“걷는 길 모퉁이 다정한 안부 글이 되길”

정영숙수필, 수필집 ‘길 위에서’

정영숙 수필가가 ‘걷다’를 주요 테마로 세 번째 수필집 ‘길 위에서’(도서출판 수필세계)를 펴냈다.

이번 수필집 표지화는 정 작가의 언니인 한국화가 일우 정혜숙씨의 작품이다. 작가는 20년 가까이 문단 활동을 하면서 10년의 휴식기가 있었다. 그동안 자신에게는 신체적 고통이 있었고 뒤이어 성장한 딸을 보내는 절망이 있었다. 그 아픔을 이겨내는 글이 첫 수필집 『다시』였고, 두 번째 수필집『자판 위의 발레리나』였다. 이번 수필집에서는 훨씬 가벼워지고 숙성된 그의 삶을 보게 된다.

책은 총 4부로 44편의 수필이 담겼다. 1부 ‘바람이 지난 자리’는 삶에 바람이 지나가고 그 자리에 계절이 피어나고 새로운 이야기로 그려냈다.

2부 ‘금 하나 넘으면’은 백두산, 한라산 등을 등정하면서 얻은 문학적인 혼을 담았다. 3부 ‘봄밤의 해금’, 4부 ‘돌아온 이방인’은 가끔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아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한다.

홍억선 한국수필문학관장은 발문을 통해 “이번 수필집에서는 숙성된 그의 삶을 보게 된다”고 평했다.

정영숙 작가는 포항시 흥해 출생으로 2012년 <현대수필>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올랐다.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울산산업 문화축제 문학부문 수상, 산림문학작품 공모전 수상, 울산문학 작품상을 수상했다. 현재 울산문인협회, 에세이울산문학회, 울산가톨릭문학회, 동구슬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22쪽, 정가 1만3500원


나이테의 조언
곽종희
지나간 시간의 흔적으로 삶의 깊이 성찰

곽종희 시인, 시조집 『나이테의 조언』

곽종희 시인이 두 번째 시조집 『나이테의 조언』(도서출판 작가)을 펴냈다.

곽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지나간 기억과 시간의 흔적을 오늘의 삶을 지탱하는 힘으로 끌어올린다.

『나이테의 조언』은 총 5부로 구성됐으며, 일상의 풍경과 사회적 약자를 향한 시선, 늙어감과 세월에 대한 사유, 자연 속에 축적된 삶의 흔적 등을 담았다.

곽 시인의 시조는 화려한 수사보다 절제된 형식 속에서 슬픔과 그리움, 삶의 깊이를 조용히 길어 올린다. 나무에 새겨진 나이테가 과거의 흔적이자 현재의 몸을 지탱하는 근원이듯, 시인은 삶의 굽이마다 남은 상처와 기억을 묵묵히 응시한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사라져가는 것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바라보는 것이 시였다”며 “이번 시집에서 삶의 한가운데보다 조금 비켜서 있는 세상의 귀퉁이를 바라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곽종희 시인은 경북 영양 출생으로 2018년 『나래시조』 신인상과 중앙시조백일장 장원을 차지하며 문단에 나왔다. 『나래시조』 젊은시인상, 『울산시조』 작품상, 한국꽃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운문시대』 동인이다.

2025년에는 『월간문학』을 통해 수필로도 등단하며 문학적 영역을 넓히고 있다. 128쪽, 정가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