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래·민생에 집중한 울산 남구 조직개편을 주목한다

2026-08-12     강정원 논설실장

 

지방자치단체의 조직 개편은 단순한 직제 재편을 넘어 해당 지역 주민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기틀이다. 이런 점에서 울산 남구가 어제 입법예고한 행정기구 및 정원 관련 자치법규 개정안이 주목된다. 이번 개편은 슬림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 민생 현장 강화라는 지향점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상위 관리기구는 줄이고 실무 현장 인력은 과감히 늘린 ‘강소형 조직’ 구현이다. 남구는 이번 개편을 통해 1국 3계를 감축하고 4급(국장급) 한 자리를 줄이는 대신, 6~9급 실무인력을 28명 증원하기로 했다. 행정의 효율성을 해치는 옥상옥 구조는 지양하면서도, 복지·안전 등 주민 생활 접점에 실무진을 대거 배치해 행정 서비스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실용주의적 판단이다.

부서 개편의 내용 또한 시대적 요구와 지역 현안을 반영하고 있다. 기획재정국 내 신설되는 ‘미래전략과’는 AI 기반의 행정 혁신과 중장기 발전 전략을 전담하게 된다. 지역 기초단체로는 이례적인 ‘AI전략계’ 신설도 눈에 띈다. 이는 울산 전체가 추진 중인 AI 기반 첨단 산업 도시로의 체질 개선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또한 기존 행정경제국을 ‘민생경제국’으로 전환하고, 현장 밀착형 전담 조직인 ‘민생119계’를 신설한 점은 침체된 지역 골목상권과 소상공인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관광·위생 부서를 민생경제국으로 통합 배치해 자영업 및 외식업 지원과의 시너지를 도모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즉각 해결하는 기동 대응 체계를 갖춘 것은 ‘발로 뛰는 행정’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

지난해 발생한 울산화력 붕괴사고를 계기로 올초 신설된 재난안전국이 폐지된 것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기초단체가 재난대응과 안전예방 기능만으로 국단위 조직을 운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재난 안전과 도시 기반 시설 기능을 ‘안전도시국’으로 통합하고, 건축안전계 신설 및 24시간 재난안전상황실 인력을 보강한 것이 보다 현실적일 수 있다.

행정의 존재 이유는 결국 주민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미래 전략과 민생·안전이라는 실질적 가치에 집중한 남구의 조직개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민선 9기 핵심 과제들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