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논술학원도 보내야 하나”…수능 서·논술형 도입두고 사육 확대 우려

답안 채점 공정성도 난제…AI 1차 분석·교사 최종 검토 거론

2026-08-13     정수진 기자
국가교육위원회는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과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 등을 포함한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안을 놓고 국민 숙의·공론화에 들어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서술형·논술형 문항을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하기 위한 변화라고 설명하지만, 새로운 시험 방식에 대비한 사교육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과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 등을 포함한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안을 놓고 국민 숙의·공론화에 들어갔다.

국교위는 오는 10월 말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공개하고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3월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서·논술형 평가 도입의 취지는 기존 오지선다형 중심의 수능에서 벗어나 AI 시대에 필요한 창의성과 사고력,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자는 데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시험 유형이 또 다른 사교육을 낳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울산에서도 학부모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수능에 서·논술형 평가가 도입될 경우 “미취학 아동부터 논술학원을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이미 학원가에서는 독서·논술·토론을 결합한 수업이 6~7세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학생들의 국어 기초학력과 문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유치원생과 저학년을 대상으로 인기를 끌던 독서 관련 사교육이 초·중학생 대상 논술 교육으로 영역을 넓히는 분위기다.

국교위 역시 서·논술형 평가 도입에 따른 사교육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13일 국교위 회의에서 공교육을 통한 대비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점의 공정성도 과제다. 같은 답안이라도 채점 기준과 평가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 지역의 한 교사는 “서·논술형 평가가 도입되면 무엇보다 채점 기준의 객관성과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사마다 평가 결과에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사전 검토와 채점 기준 마련, 교사 연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준비 없이 제도를 시행하면 학생뿐 아니라 평가를 담당하는 교사들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당국은 AI를 활용한 채점 지원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교사와 전문가가 채점 기준을 마련한 뒤 AI가 1차적으로 답안을 분석하고 교사가 최종 검토하는 방식이다. 다만 교육계에서는 AI가 교사의 판단을 대신해서는 안 되며 최종 평가는 교사의 전문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AI 채점 시스템이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해 교사의 수업과 학생의 학습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러한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 만큼 수년에 걸쳐 착실하고 수준 높게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