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진로진학상담 교원 채용, ‘전문성’이 먼저다

울산 진로진학상담분야 기간제교원 채용 자격보다 연령 우선?…제각각 기준 문제 적합한 교원 확보 위해 원칙 바로 세워야

2026-08-13     박봉철 울산교총 상임고문·학성고 진로진학부장·본지 독자권익위원
박봉철 울산교총 상임고문·학성고 진로진학부장·본지 독자권익위원

 

학교는 학생의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다. 따라서 학교에서 사람을 채용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기준 역시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와 교원의 전문성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울산지역 일부 학교의 기간제교원 채용 기준을 살펴보면서 과연 이러한 기본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특히 진로진학상담 분야의 기간제교원 채용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 자격을 갖춘 만 65세 미만 지원자가 타 교과 자격증을 가진 만 62세 미만 지원자보다 후순위로 배치되는 기준이 적용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령 진로진학상담 관련 자격을 갖춘 63세 지원자와 해당 분야의 자격이 없는 61세 지원자가 있다고 하자. 단지 나이가 더 적다는 이유로 61세 지원자를 먼저 채용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으로 타당한가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다. 진로교육은 ‘경험’만으로 대신할 수 없는 전문 영역이다. 진로진학상담은 단순히 학생의 고민을 들어주는 업무가 아니다. 학생의 적성과 흥미를 파악하고, 진로 목표를 설정하며, 고교 과목 선택과 학업 설계, 대학 진학까지 연결하는 전문적인 교육활동이다.

특히 고교학점제와 대입전형의 변화로 학생 개개인의 진로·학업 설계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지, 자신의 진로와 어떤 학업 경로를 설계해야 하는지, 대학과 학과를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담은 상당한 전문성과 경험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업무를 담당할 교사를 채용할 때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당연히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과 자격이다.

「초·중등교육법」은 교원의 자격에 관한 기준을 두고 있다. 또한 「진로교육법」은 학교에 진로전담교사를 두도록 하고 진로교육의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자격증 하나가 교원의 모든 역량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경력, 상담 경험, 진학지도 능력, 학생과의 소통 능력 등도 중요한 평가 요소다.

그러나 적어도 해당 업무와 직접 관련된 전문 자격을 갖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단순히 나이만으로 역전시키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연령 완화’의 취지가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 기간제교원의 임용 과정에서 일정 연령까지 채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의 취지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교원 수급이 어려운 학교 현장에서 수업 공백을 막고 전문성을 갖춘 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연령 완화의 중요한 취지라면, 연령 완화가 오히려 전문 자격을 가진 교원을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

만 65세 미만까지 채용할 수 있다는 것은 ‘자격을 완화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격을 갖춘 인력의 활용 범위를 넓힌다는 취지로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만 62세라는 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해당 분야의 전문 자격을 가진 62~65세 지원자를 후순위로 밀어내고, 해당 분야 자격이 없는 더 젊은 지원자를 우선한다면 제도의 본래 취지와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 행정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기준이 교육의 전문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교육 행정의 기준은 ‘편리함’보다 ‘교육적 타당성’이어야 한다. 특히 진로진학상담처럼 학생의 미래와 직접 연결되는 업무라면 더욱 그렇다. 학교가 교원을 채용하는 목적은 단순히 빈자리를 채우는 데 있지 않다. 학생에게 질 높은 교육과 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적합한 교원을 확보하는 데 있다.

따라서 채용 기준 역시 이러한 목적에 맞게 ‘자격 → 전문성 → 연령’의 순서로 설계되어야 한다. 최소한 ‘자격을 먼저 확인하고, 자격을 갖춘 사람들 가운데 전문성과 경력, 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울산교육청이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울산의 학교 현장에서 기간제교원을 어떤 원칙으로 채용할 것인가 하는 기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봉철 울산교총 상임고문·학성고 진로진학부장·본지 독자권익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