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차등요금제, 전력생산 산업도시 울산 요구 제한되나
정부 초안 남부권 ㎾h당 최대 18원 할인...울산 산업용 전기료 10%↓ 영호남 남부권으로 묶어 울산 ‘전력 생산도시 혜택’ 희석 울산 요구한 영남권 분리·발전원별 단가 반영은 빠져
2026-08-17 김준형 기자
17일 산업계 등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연 비공개 간담회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안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은 전국을 남부권과 중부권, 수도권 북부, 수도권 남부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요금에 차이를 두는 방식이다.
경상·전라지역을 묶은 남부권에는 ㎾h당 최대 18원, 강원·충청지역인 중부권에는 최대 15원을 할인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인천과 경기 북부 등이 포함된 수도권 북부는 최대 10원을 낮추고, 전력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 남부에는 별다른 할인 혜택을 주지 않는 내용이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인 ㎾h당 약 182원을 기준으로 하면 울산이 속한 남부권의 요금은 단순 계산 상 최저 164원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이번 차등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울산이 정부에 요구해 온 제도와 가장 큰 차이는 권역 구분이다.
울산시는 수도권·강원권·충청권·영남권·호남제주권 등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김상욱 울산시장도 지난달 14일 기후부를 찾아 영남권을 별도 권역으로 구분하고, 원자력 등 지역별 발전원의 평균 발전단가를 전기요금 총괄원가에 반영해 달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정부 초안은 영남과 호남을 하나의 남부권으로 묶었다. 전력 생산량과 발전원 구성이 서로 다른 지역이 같은 큰 틀에 포함된 것이다.
세부 할인액을 산정할 때 전력자립률은 반영되지만, 울산이 요구한 발전원별 평균 발전단가와 원전·발전소 입지에 따른 환경적·사회적 부담은 별도 항목으로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은 원전과 LNG 복합발전, 산업체 자가발전 시설을 갖추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현재 전력자립률은 114%이며 새울 3·4호기가 모두 가동하면 238%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지역에서 쓰는 전력보다 많은 전기를 생산해 외부로 보내는 만큼, 울산은 단순한 지방 우대가 아닌 ‘전력 생산 기여도에 비례한 요금 인하’를 기대해 왔다.
결국 정부 초안은 울산 산업계에 최대 10%의 전기요금 인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는 진전이 있지만, 울산이 기대한 발전지역의 기여와 부담을 온전히 보상하는 구조와는 시각차가 있다.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AI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 유치의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하려던 울산의 기대에도 다소 못 미친다. 울산만의 투자 유인책이 되기보다는 영호남 지자체가 공유하는 혜택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울산에 실제로 적용될 할인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기존 전기요금에 ‘지역별 조정요금’ 항목을 신설하고 송전 비용과 전력자립도, 인구감소·산업위기지역 여부 등을 반영한 지방우대지수를 종합해 10여개 세부 구간으로 할인 폭을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후부는 오는 28일 또는 31일 공청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